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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다르 4연속 TC 실패 비화, '대인' 최태웅과 '쿨가이' 파다르

by 김진회 기자
4일 오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의 경기가 열렸다. 현대캐피탈 파다르가 OK저축은행 블로킹을 앞에 두고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안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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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의 경기가 열렸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전광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안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내 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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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2)이 다시 한 번 주포 크리스티안 파다르(22)에게 공식 사과했다.

지난 4일 OK저축은행과의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3라운드 원정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최 감독은 "내가 한국전력전 때 후위공격 시도와 성공을 잘못 체크해 파다르의 대기록이 좌절됐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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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막은 이렇다. 최 감독의 실수가 아니었다. 지난 1일 한국전력전에서 최 감독은 파다르에게 휴식을 부여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선수 본인이 뛰겠다는 열망이 강했지만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앞선 3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서브, 블로킹, 후위공격 3개씩)을 작성했다. 2010~2011시즌 밀로스(한국전력)와 2017~2018시즌 우리카드 시절 자신이 세운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V리그 4연속 트리플크라운은 최초의 기록이었다. 주인공이 될 기회도 스스로 만들었다. 3세트 초반까지 서브(6득점)와 블로킹(6득점)의 조건을 채운 상황이었다. 후위공격 1개만 남겨뒀다.

3세트가 끝난 뒤 최 감독은 코치들에게 파다르의 대기록 달성 여부를 물었다. 그러자 시도 횟수와 성공 횟수를 잘못 본 코치들이 최 감독에게 대기록이 달성됐다고 전달했다. 최 감독은 코치들의 얘기를 믿고 이미 2세트를 따내 전세가 기울자 4세트에서 파다르를 통째로 쉬게 했다. 그제서야 휴식을 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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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뒤 최 감독은 파다르에게 다가가 V리그 최초 4연속 트리플크라운 달성을 축하한다고 얘기했다. 그러자 파다르가 머리를 긁적이며 "후위공격 1개를 못했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전했다. 코칭스태프의 실수로 인해 대기록이 날아가버린 셈. 최 감독은 어쩔 줄 몰라하며 파다르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그러나 파다르는 '쿨 가이'였다. 최 감독의 의도가 아님을 눈치 챈 뒤 "괜찮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환하게 웃었다.

당시 최 감독은 유한 성격 속에 숨겨둔 강력한 카리스마를 꺼내 코치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그러나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지 못한 팬들은 최 감독의 선수기용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비난이 일었다. 그러나 최 감독은 비난을 혼자 견뎌냈다. 대외적으로도 "내 실수였다"며 코치들을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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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선수, 특히 외국인 선수에게 사소한 실수를 보일 경우 코칭스태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코치들이 실수로 자신감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최 감독이 화를 낸 건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이었지 다른 의도는 없었다.

최 감독은 '대인'이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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