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선수들이 원소속팀이 아닌 타팀으로 이적할 경우엔 보상이 필요하다. 외부 FA를 영입한 팀은 영입한 선수의 당해년도 연봉의 두배와 20인 보호선수에서 제외된 선수 1명을 내주거나 연봉의 세배를 줘야한다.
FA 시장에서 대어급이 아니면 이적이 어려운 이유는 보상선수 때문이다. 아무래도 보호선수 20명이 적다보니 유망주를 뺏길 수 있다.
그래서 베테랑이나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 FA를 데려오고 싶어도 데려올 수가 없다. 당장 1∼2년을 쓸 FA를 데려오면서 팀의 미래를 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FA 등급제를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도 등급제를 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상선수없이 FA를 영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른바 사인 앤 트레이드다. 원 소속팀과 FA계약을 하고서 그를 원하는 팀과 트레이드를 하는 것이다.
이는 원 소속팀이 FA 선수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할 때 쓰이는 방법이다. FA 선수가 필요없다고 해도 다른 팀에서 데려가지 않을 경우 결국 그 선수에게 어느 정도의 돈을 써야한다. 차라리 그를 원하는 팀에 보내고 선수를 받는 것이 좋다. FA를 데려가려는 팀은 어느 선수를 뺏길지 모르는 보상제도 보다는 구단과 협상해서 보낼만한 선수를 보내는 것이 낫다. 당연히 보상 금액도 필요하지 않다.
2018 FA시장에서 사인 앤 트레이드가 처음으로 나왔다. 넥센의 채태인이 FA 계약을 한 뒤 박성민과의 1대1 트레이드로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고, 롯데의 최준석은 무상 트레이드로 NC 다이노스로 갔다.
아직도 FA시장은 잠잠한 편이다. 양의지(두산→NC) 최 정 이재원(SK 잔류) 모창민(NC 잔류) 등 대어급 선수들이 속속 계약을 했지만 남은 11명의 계약 소식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협상이 진행중이지만 차이가 많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원 소속구단들은 천천히 협상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제 구단들이 종무식을 갖고 12월 말까지 휴가를 간다. 담당자는 계속 FA 협상을 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협상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FA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이번에도 사인 앤 트레이드 형식의 이적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사인 앤 트레이드는 FA 제도의 편법이라 볼 수 있다. FA 시장을 재미없게 만드는 요소다. 선수도 자유로 이적하는게 아닌 팔려가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이런 편법을 없애기 위해선 등급제를 시행해 나이많은 베테랑이나 백업 요원도 이적을 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줘야 한다.
KBO는 올시즌 중 선수협과 FA 제도 개정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었다. 여기엔 FA 계약 상한제도 있었지만 등급제도 있었다. 하지만 선수협은 상한선 때문에 KBO의 제안을 퇴짜놓았다.
하지만 등급제는 분명 현재 정체된 몇몇 선수들만 옮기는 재미없는 FA 시장에 활기를 불어놓을 방법이다. 또 대어급 선수들의 치솟는 몸값을 잡을 수 있는 방법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팀이나 자신의 이익만이 아닌 KBO리그 전체의 발전을 위해 생각해야할 때가 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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