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내내 아쉬움으로 남아있던 빈자리였다. 넥센 히어로즈 선발 로테이션에서 '좌완 선발'이라는 자리는. 외국인과 국내선수가 전부 오른손 투수로 '우편향'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 선수들이 분발해준 덕분에 결과적으로는 큰 데미지를 입지 않은 것 같지만,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로테이션 운영의 갑갑함은 대단히 컸다.
하지만 2019시즌에는 장정석 감독의 이런 아쉬움을 덜어내어도 될 듯 하다. 시즌 종료 후 구단은 고심 끝에 에릭 해커와의 재계약 대신, 젊은 왼손 선발 요원을 찾아냈다.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빅리그 입성을 노렸던 에릭 요키시(29)였다. 2014년에 짧게나마 빅리그 경험이 있지만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이제는 나이가 애매하게 찬 탓에 빅리그 입성 가능성이 더욱 줄어든 상황. 몇 년간 꾸준히 요키시를 주목하던 히어로즈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총액 50만달러의 저렴한 액수에 요키시를 잡았다.
전통적으로 히어로즈는 외국인 왼손 투수와의 궁합이 잘 맞았다. KBO리그를 거쳐간 외국인 투수 중에서 '레전드급'으로 기억되는 앤디 밴헤켄(2012~2017 6시즌, 평균자책점 3.56, 73승42패)이 대표적이다. 그 뒤로 라이언 피어밴드도 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KT 위즈 1선발을 맡았던 피어밴드도 원래 히어로즈가 KBO리그에 데려온 인물이다. 2015년에 첫 선을 보인 피어밴드는 30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4.67에 13승11패를 기록했다. 비록 히어로즈와 재계약에는 실패했지만 KT에 새 둥지를 틀고 3년간 KBO리그에 남았다. 2017년에는 리그 평균자책점 1위(3.04)를 차지하기도 했다.
요키시는 이런 '히어로즈 외국인 좌완선발' 계보를 이을 세 번째 투수다. 앞서 성공의 문을 열었던 밴헤켄이나 피어밴드와 유형이 비슷하다. 볼끝의 움직임이 많고 구속보다는 제구력을 앞세워 상대의 땅볼 범타를 이끌어내는 유형이다. 장 감독이 더욱 기대감을 갖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히어로즈는 수비력이 강한 팀이다. 범타로 상대를 처리하는 유형의 투수들이 호성적을 내기 편한 특성을 갖고 있다. 브리검이나 최원태가 그런 효과를 많이 본 케이스다. 요키시도 이런 유형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좋은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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