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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술분석]벤투의 공격 지배축구, 천하의 리피도 속수무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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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포르투갈 출신 벤투 감독(한국)이 이탈리아 출신 명장 리피 감독(중국)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벤투호는 자신의 색깔을 그대로 유지했다. 리피 감독의 중국은 어정쩡하게 수비 라인을 끌어올렸다가 밸런스가 무너졌다.

FIFA랭킹 53위 한국은 16일 밤(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중국(76위)과의 2019년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서 2대0 승리했다. 한국은 3전 전승(승점 9)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당초 원했던 최상의 시나리오 대로 됐다.

벤투 감독은 4-2-3-1 전형을 꺼내들었다. 최전방에 황의조, 2선에 손흥민-이청용-황희찬, 수비형 미드필더로 정우영-황인범, 포백에 가운데 김영권-김민재, 좌우 풀백으로 김진수 김문환을 세웠다. 주전 풀백 이 용은 경고누적으로 뛰지 못했다. 수문장은 김승규였다.

▶손흥민 중앙 배치, 적중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측면이 아닌 가운데 세웠다. 중앙 공격수 황의조 바로 뒤에 배치했다. 남태희(부상)가 이번 대회에 소집되지 않았고,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황인범도 역할이 달라졌다. 손흥민은 전반 14분 PK를 유도하며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우리나라는 벤투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포메이션과 색깔을 유지했다. 경기 초반부터 볼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며 중국 수비진을 계속 괴롭혔다.

중국 리피 감독은 4-3-3 포메이션으로 맞불을 놓았다. 최전방에 위다바오-진진다오-우시, 허리에 정즈-장진동-장주리, 포백엔 쉬케-장리펑-류양-류이밍을 배치했다. 골문은 얀준링에게 맡겼다.

▶리피의 끌어올린 수비라인 패착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중국은 부상으로 주득점원 우레이가 결장했다. 리피 감독은 경기 초반 수비 위주로 나오지 않았다. 수비라인을 내려서지 않았다. 골키퍼와 수비라인 사이에 공간이 많이 생겼다. 압박의 강도도 세지 않았다. 중국은 전반 14분 황의조에게 PK 선제골을 내준 후 2~3선의 밸런스가 크게 흔들렸다. 공간을 내주면서 태극전사들이 맘대로 수비수 틈새를 파고들어갔다.

벤투호에 아쉬운 건 이른 선취골 이후 추가 득점 기회를 마무리하지 못한 점이다. 전반 21분 황희찬의 슈팅은 중국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23분, 황의조가 오른발로 잘 감아찬 슈팅은 골포스트를 때렸다.

한국은 전반 중국을 압도했다. 볼점유율(58%>42%) 유효슈팅(5개>1개) 등으로 앞섰다. 단 한 골에 그쳤다는게 아쉬웠다.

▶김민재 헤딩골, 후반전 이변 없었다

중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수비라인을 정비했다. 수비수들의 위치를 바꾸면서 안정을 찾으려고 했다. 그런데 한국은 세트피스로 중국 골망을 다시 흔들었다. 손흥민의 코너킥을 김민재가 쇄도하며 머리로 잘라 먹었다.

리피 감독은 후반 11분 미드필더 지정궈를 투입해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허리싸움에서 밀리는 걸 만회하기 위해서였다. 중국 선수들은 활동량과 스피드 싸움에서 한국에 계속 밀렸다. 중국은 부상까지 겹쳤다. 우시가 햄스트링을 다치면서 가오린이 들어왔다.

중국의 무너진 공수밸런스는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안정된 수비라인을 바탕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정우영 김민재 김영권이 수비 밸런스를 잘 유지했다. 몸을 던지는 육탄방어로 적절했다.

벤투 감독은 2-0으로 리드한 후반 25분, 황의조에게 휴식을 주고 조커로 지동원을 투입했다. 이탈리아 출신 명장 리피 감독도 한국 상대로 끌려간 상황에서 뾰족한 해법을 내지 못했다. 그는 90분 내내 벤치 앞에서 서서 팀을 이끌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공격수 위한차오까지 투입했지만 이렇다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