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길 거리가 많았던 V리그 올스타전. K스타에 속한 서재덕(한국전력)에게도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됐다.
올 시즌 한국전력은 2승22패(승점 12점)로 최하위에 처져있다. 교체한 외국인 선수 아톰이 부상을 당하면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팀 성적이 최악으로 처진 가운데, 에이스 서재덕은 고군분투하고 있다. 서재덕은 23경기에서 431득점으로 이 부문 리그 7위에 올라있다. 국내 선수 중에선 단연 최다 득점 1위. 쓸쓸한 에이스다.
하지만 배구팬들은 팀 성적에 상관 없이 서재덕의 뛰어난 활약을 인정했다. 그는 V리그 올스타 팬 투표에서 8만9084표를 획득하며, 최다 득표자가 됐다. 남자부와 여자부를 통틀어서도 서재덕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최다 득표자가 된 서재덕은 2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마음껏 즐겼다.
올스타전에선 선수들이 팬들의 공모를 통해 얻은 별명을 달고 코트에 나온다. 서재덕은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를 패러디한 '덕큐리'라는 이름을 달고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제안한 아이디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서재덕은 경기 도중 머큐리로 깜짝 변신했다. 유니폼 상의르 벗고, 민소매 셔츠를 입은 채 머큐리를 흉내 냈다. 머큐리가 "에~오"라는 선창과 함께 관객들과 소통했듯이, 서재덕은 관중들과 호흡했다. 다소 민망한 의상에도 최선을 다했다. 서브 킹 콘테스트에선 팬들이 먼저 "에~오"를 외치자, 센스 있게 다시 한 번 머큐리를 따라했다.
서재덕은 이날 재치 있는 모습으로 올스타전 남자부 MVP와 세리모니상을 모두 차지했다. 그는 "어떻게든 팬들에게 재미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겠다는 생각으로 왔다. 생각지도 못하게 MVP까지 받았다.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팬들이 주신 것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쑥스러울 수도 있는 도전이었다. 하지만 서재덕은 "여기 오기 전까지는 걱정이 많았다. 그래도 코트가 워낙 편해서 그런지, 긴장이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팬들과의 호흡은 특별한 순간이었다. 체육관을 찾은 관중들은 자발적으로 '덕큐리'를 향해 머큐리의 대사를 외쳤다. 서재덕은 "그 때 개인적으로 팬들 덕분에 내가 이 자리에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올스타전이 끝나면 5~6라운드가 시작된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서재덕은 팬들을 위한 퍼포먼스에 대해 "선수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자세라고 본다. 팬들이 최대한 실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올스타 투표 1위' 다운 품격이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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