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김혜자는 '국민 엄마'를 손꼽을 때 늘 1번에 있는 배우다. 때로는 푸근하게 자식들을 품에 안았고, 때로는 자식들에게 짐을 지우지 않기 위해 독립적 삶을 살려 노력하는 치매 엄마로 열연했다. 그리고 여고생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아들을 구하는 극강의 모성애를 간직한 '마더'로도 활약하며 '국민 엄마'로 관객과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랬던 김혜자이지만, 이번엔 70대 몸과 20대 영혼을 가진, 완전히 다른 캐릭터에 도전하며 드라마까지 이끌고 있다.
연기인생 58년째다. 김혜자는 이화여자대학교 생활미술학과 2학년에 재학중이던 1961년 KBS 서울중앙방송 공채 1기 탤런트로 정식 데뷔했다. 그러나 결혼과 동시에 연기 활동의 중단을 선언했고, 스물 일곱의 나이에 김헤자는 다시 연기자로서 꿈을 키웠다. 연극 무대에서 3년 동안 활약하며 연기 갈증을 채운 그는 1969년 MBC 개국과 동시에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김혜자의 인생작은 손에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58년의 연기 경력을 가지고 있는 배우니 당연하겠지만, '전원일기'의 국민 엄마부터 "그래, 이 맛이야!"라는 대사로 사랑을 받았던 광고까지 김혜자의 인생작은 방송과 스크린, 광고를 불문하고 다양하게 자리잡고 있다. 상복도 많았다. 김혜자는 1975년 출연했던 '신부일기'로 제3회 대한민국 방송상, 제10회 방송윤리위원회상 등에서 연기상을 탔다. '당신'으로는 1978년 제14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최우수연기상을 받았으며, '행복을 팝니다'로 다음 해에는 제15회 백상예술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또 '모래성', '엄마가 뿔났다' 등으로도 대상의 영예를 차지하며 이견이 없는 '국민 엄마'로의 자리를 확고히했다.
김혜자의 연기는 늘 시청자들을 울렸다. '전원일기'에서 양촌리 김회장(최불암)의 아내 이은심 역을 맡아 열연했다. 당시 하늘나라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하는 김혜자의 모습은 많은 이들을 울렸다. "여보세요. 거기 하늘나라죠"라고 시작했던 김혜자의 대사는 시청자들을 울리며 여전히 명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국민 엄마'였던 김혜자의 영화 '마더' 출연은 파격이었다. 아들 도준(원빈)을 향한 피끓는 모성애는 그동안 부드러웠던 김혜자의 이미지를 단숨에 바꿔놓았고, 파격적인 연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마더'로만 총 9번의 수상을 했다. 또 치매에 걸린 엄마, 조희자 역으로 출연한 tvN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의 연기도 심금을 울렸다. 의지할 친구라고는 문정아(나문희) 밖에 없었던 조희자의 소녀 같은 마음을 순간 순간 변화하는 모습들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아냈다.
김혜자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엔 20대를 연기했다. 김혜자는 JTBC '눈이 부시게'(이남규 김수진 극본, 김석윤 연출)를 통해 70대의 몸을 가진 25세 김혜자(김혜자/한지민)를 연기 중이다. 외관은 노인이지만, 마음만은 청춘인 김혜자를 연기하는 그는 말투와 행동까지도 20대처럼 표현해내며 드라마에 현실감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한 역을 연기하는 한지민과 행동과 말투 하나 하나 디테일한 부분까지 비슷하게 만들어낸 김혜자의 연기에 시청자들도 박수를 보내고 있다. 오빠로 등장하는 손호준, '썸남'이던 남주혁과의 케미에서도 하드캐리를 하고 있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는 중이다.
젊은 행동, 말투 등 김혜자는 지금 '국민 엄마'가 아닌, 20대 김혜자에 도전하고 있다. 여전히 연기에 대해 갈망하고 도전하는 김혜자의 도전에 미소가 절로 흐른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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