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이하 월드컵 우승의 주역, 여민지(26·수원도시공사)와 이금민(25·경주한수원)이 4년만의 '안방' A매치에서 연속골을 기록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2시 용인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공원에서 4년만의 A매치, 아이슬란드전에서 2대3으로 아쉽게 패했다.
FIFA랭킹 22위 아이슬란드는 여자월드컵 출전 경험은 전무하지만 프랑스월드컵 유럽 예선 E조에서 독일(FIFA랭킹 2위)에 이어 조2위를 기록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해 10월20일 독일과의 예선전에서는 3대2로 승리했고, 지난 2월 알가르베컵에서는 강호 캐나다(FIFA랭킹 5위)와 0대0으로 비기기도 했다.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 A조에서 개최국 프랑스(6월8일), 나이지리아(6월12일), 노르웨이(6월18일)와 차례로 맞붙는 한국은 노르웨이전을 겨냥한 가상 파트너로 아이슬란드를 점찍었다. 6일, 9일 2차례 평가전을 마련했다.
▶라인업
윤 감독은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4-4-1-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여민지를 원톱으로 썼다. 지소연이 섀도우스트라이커로 뒤를 받치고 문미라-이영주-이민아-전가을이 중원에서 강한 압박으로 나섰다. 장슬기-조소현-신담영-조소현-박세라가 포백라인에 포진하고, 맏언니 김정미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전반: 무너진 뒷공간, 흔들린 수비라인
안방에서 무려 4년만에 열린 A매치, 용인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은 1만5200여 명, 역대 최다관중으로 들어찼다. 여자축구 역사상 최고의 열기, 유료관중만 9000여 명이 넘었다.
전반 5분 골키퍼 김정미가 아이슬란드의 프리킥을 잡아내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전반 9분 문미라의 중거리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막아냈다. 전반 12분 프리킥 찬스에서 지소연이 나섰다. 강한 슈팅이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코너킥이 이어졌다. 전가을의 크로스에 이은 슈팅이 상대 수비를 맞고 나갔다. 전반 17분 여민지가 문전에서 터닝슈팅을 시도했으나 상대 수비수의 발에 걸렸다. 전가을이 오른쪽 측면을 치고 달리며 분투했으나 좀처럼 문전까지 연결되지 못했다
후반 중반 이후 아이슬란드의 강력한 역습에 수비라인이 흔들렸다. 전반 27분 뼈아픈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민아가 중원에서 놓친 볼을 소르발즈도티르가 잡아채 전방으로 단독질주했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골망을 갈랐다. 전반 39분 또다시 유사한 장면이 나왔다. 김정미의 골킥을 높이에서 우위를 지닌 아이슬란드가 따냈다. 욘스도티르의 헤딩패스를 이어받은 소르발즈도티르가 또다시 질주를 시작했다. 또다시 뒷공간을 내주며 또 한번 실점했다. 0-2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후반: 여민지-이금민 연속골, 지소연 '역시 월클'
후반 시작과 함께 윤 감독은 전가을을 빼고 이금민을 투입했다. 이금민의 투입과 함께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총공세로 밀어붙였다. 후반 3분 지소연의 날선 슈팅을 골키퍼 산드라 시그르다르도티르가 막아섰다. 흘러나온 볼을 잡아챈 문미라의 왼발 슈팅을 또한번 막아섰다. 슈퍼세이브였다. 후반 4분 이금민의 슈팅이 골키퍼의 품에 안겼다. 후반 6분 세트피스, 이금민의 크로스가 날카로웠다. 골의 전조였다.
후반 7분 기다렸던 만회골이 터졌다. 이금민이 박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며 건넨 컷백 패스를 지소연이 바로 옆 여민지에게 슬쩍 흘렸다. 환상적인 힐패스, '원샷원킬'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010년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을 이끈 득점왕 여민지가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파상공세는 이어졌다. 후반 11분 지소연과 여민지의 눈빛이 또한번 통했다.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직후 여민지의 슈팅이 골대 왼쪽을 살짝 빗나갔다. 후반 18분 지소연, 후반 20분 이금민의 슈팅이 잇달아 상대 골키퍼의 품에 안겼다. 후반 22분, 수비수 정영아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은 인상적이었다.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후반 24분 윤 감독은 공격수 문미라를 빼고 영건 손화연을 투입했다.
후반 26분, 집중력을 놓치지 않은 덕분에 행운의 골이 나왔다.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올렸지만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은 상황, 최전방의 이금민은 멈추지 않았다. 골대를 향해 힘차게 감아찬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주심이 골을 선언했다. 2-2, 승부는 원점이었다. 후반 34분, 이민아를 대신 한채린이 투입됐다. 후반 38분 한채린의 패스에 이은 조소현의 슈팅이 막혔다.
전반 2골을 먼저 내줬지만 태극낭자들은 2골을 몰아치는 뒷심을 보여줬다. 봄날, 축구장을 가득 메운 여자축구 팬들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투혼을 보여줬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5분을 지키지 못했다. 상대의 강한 슈팅 직후 골키퍼 김정미가 잡았다 놓친 볼을 헌너도티르가 밀어넣으며 결승골을 내줬다. 공격라인에서 희망, 수비라인에서 보완점을 확인한 경기였다. 2대3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다. 용인=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