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사그라들었던 '3피트 라인'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나온 이정후의 번트 후 내야 안타 장면이 논란이 됐다. 키움이 3-1로 앞서고 있던 2회말 무사 1, 2루 상황. 이정후는 롯데 선발 제이크 톰슨의 초구에 방망이를 비스듬히 갖다댔다. 왼쪽 선상으로 흐르는 번트. 이정후는 1루로 전력 질주한 가운데 톰슨은 애매한 위치로 구르던 타구를 미끄러지며 잡은 뒤 1루로 뿌렸지만, 송구는 베이스 옆으로 빠졌고, 이정후는 세이프 처리됐다.
그 순간 롯데 1루수 이대호가 우효동 1루심을 향해 라인을 가리키며 어필을 시작했다. 이정후가 홈에서 1루 베이스 방향 바깥쪽으로 그어져 있는 3피트 라인을 벗어나 뛰었다는, 일명 '3피트룰'을 위반했다는 것. 롯데 양상문 감독도 벤치에서 나와 심판에서 해당 상황에 대해 어필했지만,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TV중계 느린 화면에는 이정후가 번트 뒤 홈플레이트부터 1루까지 라인 안쪽으로 뛰어가는 모습이 명백히 포착됐다. 이정후가 살아 나가면서 무사 만루 찬스를 이어간 키움은 4점을 더 추가했다.
KBO 야구규칙에 따르면 '1루에서 수비가 벌어지고 있을 때 주자가 본루-1루 사이의 후반부를 달리면서 파울라인 안팎의 3피트 라인을 벗어남으로써 1루로 던진 공을 받거나 타구를 처리하는 야수에게 방해가 되었다고 심판원이 인정하였을 경우' 수비방해에 의한 타자 아웃 및 주자 복귀를 선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타자주자의 수비 방해 여부, 타구 위치 등을 고려할 때 규정 적용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병주 심판조장은 이날 경기 직후 "타구 거리와 송구자의 위치 등을 고려했을 때, 타자주자가 수비를 방해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타자주자가 친 타구가 3루 방향으로 흘렀는데, 포수-3루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은 거리였다"며 "타자주자가 라인 안쪽으로 뛴 것은 맞지만, 수비에 전혀 방해를 받을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규정을 무조건 적용하는 것은 타자주자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할 소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당시 롯데 벤치에서 3피트 라인 위반에 대해 어필을 했고, 심판진도 정확한 판단을 위해 의견을 모은 뒤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3피트 라인은 타자주자의 권리 침해, 실제 방해 없이도 공격팀에 제재를 가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반감시킨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수비팀 입장에선 명백한 장면에서도 심판진의 해석에 따라 규정 위반이 적용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불만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 조장은 "솔직히 3피트 라인 적용이 애매하고 힘든 부분이 있는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이제 규정 적용이 두 달 정도 됐다. 현재 심판진들도 경기 후 (3피트 라인) 그림들만 따로 모아 분석을 하기도 한다"며 "규정을 일괄 적용해 타자주자를 무조건 아웃 시키는게 가장 쉬운 판정이지만, 그렇게 될 경우 공격팀이 받는 불이익을 감안하지 않을 순 없다"고 말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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