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부산 KT의 희망' 양홍석(22)이 쑥스러운 듯 슬며시 미소 지었다.
지난 시즌, 양홍석은 드라마틱한 시간을 보냈다. 시작은 미비했다. 그는 팀을 대표해 개막 미디어데이에 출격했다. 하지만 그를 알아보지 못한 '대선배' 전태풍(서울 SK)이 "너는 누구니"라고 물어봤다. 그야말로 인지도 굴욕.
그러나 양홍석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양홍석은 최연소 올스타 팬 투표 1위, 최연소 트리플더블(이상 21년 6개월) 등 각종 기록을 써 내려갔다. 지난 시즌 평균 13점-6.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기량발전상도 거머쥐었다.
새 시즌을 불과 일주일여 앞둔 시점. 양홍석은 "지난 시즌 초와 비교하면 많이 알아봐주신다"며 웃었다. 옆에 앉아 있던 구단 관계자는 "양홍석 선수가 부산에서 학교를 나왔다. 부산에서는 확실히 인지도가 높다. '부산 아이돌'"이라고 덧붙였다. 칭찬을 들은 양홍석은 "아이돌이라고 하면 잘생긴 외모가 먼저 떠오른다. 우리 팀에는 잘 생기고, 말도 잘하는 선수가 많아서 어려울 것 같다"며 두 손을 휘휘 내저었다. 아이돌이 꼭 외모를 얘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에도 한동안 입을 꾹 다물었다. 양홍석은 한참을 고민한 뒤 천천히 입을 뗐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농구를 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농구만 했는데도 잘 못한다. 어떻게 이렇게 못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푹 숙였다.
양홍석은 "전체적으로 많이 부족하다. 얼리 드래프트로 프로 무대에 나설 때만 해도 나 자신을 믿었다. 공격 옵션이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센터처럼 포스트업도 하고, 포워드로 외곽에서 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두루두루 잘한다'고 말씀 주셨다. 하지만 이제 와보니 특출 난 무기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프로 세 번째 시즌을 앞둔 양홍석은 성장통을 겪고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이를 악 물고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미국으로 건너가 스킬 트레이닝 수업을 받았다. 당시 현장에서 양홍석을 가르쳤던 강사진은 '지금도 매우 잘하지만, 앞으로의 가능성도 무척 높다'고 평가했다. 양홍석은 '무기'를 장착하기 위해 하루 300~400개씩 슈팅 훈련을 했다. 그는 "슈팅 훈련을 많이 했다. 슛이 돼야 수비가 붙을 때 돌파도 하고 패스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시즌 동안 성실히 실력을 쌓은 양홍석은 자타공인 KT의 핵심이다. 서동철 KT 감독이 양홍석에게 코트 위 다양한 역할을 부과한 이유다. 양홍석은 "아이돌이 꼭 외모만으로 하는 게 아니라면, 열심히 해서 부산 팬들의 아이돌이 되고 싶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욕을 많이 먹을 것 같다"며 새 시즌 출사표를 대신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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