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SK 와이번스 김광현은 나날이 진화한다.
1988년생인 김광현은 내년이면 32세다. 투수 생명으로 치면 전성기를 한참 지난 나이다. 그런데 그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김광현이 여전히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건 실력에 대한 믿음이다.
김광현은 지난 14일 인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가을야구의 강자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김광현은 특히 플레이오프 통산 탈삼진 부문에서 새로운 기록을 썼다.
삼진 8개를 잡아내며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수립했다. 종전 이 부문 최다 기록은 1990년대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한 김상엽의 39개였다. 지난해까지 플레이오프 통산 35개의 삼진을 잡은 김광현은 키움 타자들을 상대로 8개를 추가해 43개를 마크하며 이 부문 최다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아울러 포스트시즌 통산 탈삼진도 79개에서 87개로 늘리며 이 부문 2위를 굳건히 이어나갔다.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탈삼진 기록은 선동열이 보유한 103개다. 김광현이 16개차로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SK가 만일 이번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경우 김광현이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탈삼진 기록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것은 레퍼토리다. 김광현은 이날 주무기인 슬라이더와 올해 비중을 높인 커브와 투심을 결정구로 삼아 고비마다 SK 타선을 삼진으로 잠재웠다. 구종별 탈삼진은 슬라이더 4개, 커브 2개, 직구와 투심 각 1개였다. 직구-슬라이더, 투피치 투수라는 건 옛날 얘기다.
사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박병화와의 맞대결이었다. 두 차례 맞대결에서 볼넷과 삼진을 기록했다. 1회초 2사 3루에서 박병호를 맞은 김광현은 힘으로 맞섰다. 모든 구종을 직구로 구사했다. 이날 최고 스피드 152㎞가 박병호를 상대로 나온 것이다. 풀카운트에서 6구째 결국 볼넷을 허용했지만,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힘을 잔뜩 보여줬다.
하지만 4회 두 번째 대결에서는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직구로 볼카운트를 1B2S로 몰고 간 뒤 4구째 108㎞ 커브로 유인구를 던진 뒤 5구째 138㎞ 몸쪽 슬라이더로 헛스윙(체크 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결정적인 홈런 3개를 뽑아내며 시리즈 MVP에 선정됐던 박병호는 이날 김광현과의 수 싸움에서 밀리며 연장 11회까지 6타석에서 단 한 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SK 전력 분석팀 자료에 따르면 이날 김광현은 투구수 92개중 커브와 투심을 각각 4개씩 던졌다. 커브와 투심이 결정구로 사용된 게 6개였다. 그만큼 볼배합, 타이밍을 포수 주문대로 잘 맞혔다는 얘기다.
이날 SK는 팽팽한 투수전 끝에 연장 11회 3대0으로 패했다. 선발요원인 문승원이 연장 10회 1사 1루서 등판해 무실점으로 넘긴 뒤 11회 안타 3개를 연속 허용하며 무너졌다. SK로서는 5차전까지 간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김광현이 등판할 수 있는 경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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