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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전] 67구로 충분했던 양현종, 구위로 증명한 국대 에이스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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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호주전 총력전의 선봉장에 선 에이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경기를 지배했다.

양현종은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호주와의 예선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안타 무4사구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대회를 착실히 준비해온 양현종은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는데 67구면 충분했다. 그 사이 타자들이 4점을 뽑아내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 양현종을 앞세운 한국은 호주를 5대0으로 꺾고,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첫 상대인 호주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첫 경기를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팀 분위기도 살고, 선수들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가벼워질 수 있다. 호주와의 1차전에서 총력전을 펼치려는 이유다'라고 했다. 대표팀은 지난 2017 WBC에서도 이스라엘에 충격의 패배를 당하면서 예선 탈락을 경험한 바 있다.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그 최전방에 양현종이 섰다. 김 감독은 "시즌을 일찍 마치면서 준비 과정이 넉넉했다. 그래서 양현종을 선발로 쓰게 됐다"고 했다. 양현종은 믿고 쓰는 '국가대표 1선발'이다. 그는 세 번의 아시안게임을 포함해 국가대표 통산 8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1.99(31⅔이닝 7자책점)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올 시즌 29경기에서 16승8패,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여기에 시즌을 일찍 마감하면서 준비가 완벽했던 상황. 양현종은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점수를 안 줘야 한다. 뒤에 좋은 불펜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이닝을 소화한다는 생각보다 이닝을 끊어서 던질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양현종의 게임 플랜은 1회 강력한 구위에서 읽을 수 있었다. 140㎞ 후반대의 패스트볼에 제구도 좋았다. 2연속 탈삼진으로 1회를 시작해 3회까지 퍼펙트 행진. 3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뽑아냈다. 4회에도 첫 타자 애런 화이트필드를 삼진으로 요리했다. 이어 로비 글랜디닝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다. 양현종이 허용한 첫 안타. 그러나 양현종은 팀 케넬리와 미치 닐슨을 연속 삼진으로 막았다. 몸쪽 꽉 찬 패스트볼, 그리고 이어서 던지는 바깥쪽 떨어지는 체인지업은 '황금 볼배합'이 됐다. 5회 삼진 2개를 추가한 양현종은 6회도 삼자범퇴로 가볍게 막았다. 호주 타자들은 양현종의 공을 건드리기도 어려워 보였다. 양현종의 최고 구속은 148㎞. 시즌과 다름 없는 베스트 컨디션이었다.

양현종은 6이닝 67구로 에이스 본능을 마음껏 뽐냈다. 더그아웃에서 수차례 손가락을 쳐다보면서 물집 부상의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몸 상태에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1회부터 전력 투구한 양현종은 4점의 리드와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구원 투수들도 무실점으로 화답했다.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