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스마트한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가 만든 결실은 지성준(25)이었다.
올 겨울 롯데의 최대 화두는 포수 보강이었다. 성민규 단장 체제로 전환한 뒤 개혁에 속도를 냈던 롯데는 정규시즌을 마치기 전부터 일찌감치 움직였다. FA 자격을 취득한 김태군(30), 이지영(33) 영입 시 얻을 수 있는 득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포수, 트레이드 등 B플랜까지 면밀하게 검토했다. 허문회 감독 체제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데이터 야구와 1, 2군 운영의 변화에 맞춰 지속 가능한 포수의 활약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길에서 얻은 교훈도 참고했다. 롯데는 올 여름 포수 트레이드를 위해 다각도로 움직였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롯데가 가진 포수 약점은 상대팀에겐 기회였다.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카드를 제시하기 일쑤였고, 결국 협상은 흐지부지됐다. 때문에 포수 보강에 앞서 확실하게 새판을 짜놓고 출혈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에 주목했다.
이런 가운데 롯데는 미계약 FA 노경은(35)과 손을 잡았다. 계약 조건에 이견을 보였던 노경은과 협상 결렬을 선언했던 롯데가 스스로 노경은에게 고개를 숙이고 다시 손을 내민 이유를 두고 좋지 않은 선례가 됐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노경은 영입이 롯데가 이번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는 기폭제가 됐다. 야구계 관계자는 "롯데가 노경은과 계약하면서 선발 한 자리를 채울 수 있게 됐고, 선발 자원 트레이드를 시도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FA 시장에 나온 김태군이나 이지영은 득보다 실이 많았다. 김태군은 수비력에 비해 떨어지는 공격력, 적지 않은 연봉과 보상금이 필요한 자원이었다. 이지영이 키움 재계약을 택한 경우 김태군 측이 롯데에 제시한 조건은 원소속팀 NC에 롯데가 제시해야 할 보상금 수준과 합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김태군에 앞서 고려해던 이지영은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가 걸림돌이었다. 30대 중반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탔던 포수들의 과거에서 비켜가는 모습을 보여줄지는 장담할 수 없는 부분. 4~5년 이상의 장기적인 그림을 그려야 할 롯데와는 맞지 않았다.
때문에 롯데는 새로운 포수 자원으로 지성준을 낙점하기에 이르렀다. 검증된 타격 뿐만 아니라 일취월장한 수비 능력이 돋보였다. 성장에 따라 향후 수 년간 주전 포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있는 자원인데다, 나종덕(21), 정보근(20) 등 어린 포수들과 낼 수 있는 시너지도 강점으로 여겨졌다.
남은 것은 한화의 움직임이었다. 한화는 최재훈을 주전, 지성준을 백업으로 활용해왔다. 이미 선발 자원 고민을 덜어낸 터라 한화에 내줄 트레이드 카드도 확실했다. 한화가 FA시장, 2차 드래프트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를 주시할 수밖에 없었다. 한화가 기존 최재훈-지성준 체제를 이어가고 또다른 포수 영입을 하지 않는다면 트레이드 제의가 쉽게 성사되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화가 KT 위즈에서 2차 드래프트로 풀린 이해창의 손을 잡았다. 올 시즌 선발 풀타임을 뛰었고, 경험도 풍부한데다 지역 고교 출신인 장시환은 한화에게도 매력적인 트레이드 카드였다. 결국 치열한 협상 끝에 두 팀의 '빅딜'이 완성됐다.
롯데의 포수 영입 행보를 두고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았다. 일각에선 파격을 넘어 안일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는 A부터 Z까지 철저히 프로세스 대로 움직였고,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얻기에 이르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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