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남들과 똑같이 하는 것만 정답은 아니잖아요."
지난 시즌의 성과 덕분에 이번시즌 그 어떤 구단보다 더욱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모으고 있는 K리그1 구단이 있다. 바로 김병수 감독이 이끄는 강원FC다. 강원이 이처럼 주목을 받은 이유는 단순히 성적 때문이 아니다. 성적은 상위스플릿 진입이 전부였다. 그렇다고 특출난 스타플레이어가 있던 것도 아니다. 강원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바로 다른 팀과는 뭔가 좀 다른 독특한 축구를 구사해서다. 천편일률적인 스타일을 지양하고, 늘 창의성을 강조하는 김 감독의 축구 철학이 그라운드에서 펼쳐지자 축구 팬들은 새로움에 열광했다.
지난해 상위 스플릿 진출 성과를 뒤로하고 현재 강원은 경상남도 거제시에서 2차 전지훈련에 구슬땀을 쏟아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위험을 피해 당초 예정했던 중국에서의 훈련 스케줄을 포기하고 R리그 선수들이 쓰려던 거제로 내려오게 된 것. 갑작스럽게 훈련장소를 변경한 터라 그라운드 사정이나 숙소 등 환경이 당초 계획보다는 여의치 않다. 그래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피한 데다 비교적 날씨도 따뜻하다는 장점 덕분에 김 감독을 비롯한 강원 선수단은 훈련 피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번 강원 2차 전훈에는 한 가지 특이점이 있다. 바로 외국인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 것. 유일하게 팀에 있는 외국인 선수가 지난해 여름에 합류한 일본인 선수 나카자토 뿐이다. 한국 선수와 외양상 전혀 차이가 없어 얼핏 보면 외국선수가 한 명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강원은 2020시즌을 추가 외국인 영입 없이 치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나카자토가 유일한 외국인 선수인 것이다.
사실 팀 전력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보통은 골잡이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는 선수를 뽑아 팀의 핵심 전력으로 쓴다. 전술의 중심을 그들에게 맡기는 게 보편적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런 보편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더구나 시도민 구단의 본질적인 특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6일 거제에서 만난 김 감독은 "우리가 만약 다른 큰 기업구단이었다면 많은 돈을 주고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원은 그런 팀이 아니지 않나. 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남들과 다 똑같이만 할 수는 없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팀의 미래를 더욱 튼튼히 하려면 국내선수에게 더 힘을 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외국인 선수에 대한 관심을 접은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외국인이 와서 골을 펑펑 터트려준다면 물론 팀은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고 나서 팀을 떠나면 남는 게 없다. 또 외국인은 실패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차라리 국내 선수들에게 좀 더 신경쓰려고 한다. 김승대 같은 선수들이 좋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렌드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냉정한 실용주의. 김 감독은 그렇게 2020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거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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