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 마이어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외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는 선수를 외우는 것이다. 처음보는 선수들이 60명이 넘기 때문에 이들의 얼굴과 이름, 등번호를 모두 외우는 게 쉽지 않다. 특히 서양인은 동양인을 잘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선수, 코치, 프런트의 이름을 다 외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고, 그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KIA 타이거즈의 맷 윌리엄스 역시 쉬울 리 없다. 그런데 모두를 깜짝 놀라게한 사건이 벌어졌다.
10일(한국시각) 수비 훈련을 할 때였다. 잠시 휴식 시간을 갖고 투수와 내야수 전체가 야구장에 모였다. 훈련 시작을 위해 윌리엄스 감독이 모두 왔는지 물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갑자기 윌리엄스 감독이 "웨어 이즈 선빈?(선빈이 어딨어?)"이라고 물었다. 내야 각 포지션별로 선수들이 자리를 했는데 2루수들 사이에 김선빈이 없는 것을 알아차린 것. 그제서야 코치들이 김선빈을 찾았고, 야구장 바깥에 있던 김선빈은 코치들의 찾는 고함 소리에 부랴부랴 야구장으로 들어왔다.
국내 코치들도 잘 보지 못했던 것을 윌리엄스 감독이 정확히 본 것이다. 그만큼 선수들의 얼굴과 이름을 많이 외웠다는 것. 아무리 마무리 훈련 때부터 지위봉을 잡았다고 해도 선수들을 직접 본지는 오래 되지 않았다. 마무리 훈련 때는 보지 못했던 선수들도 많다. 스프링캠프를 시작한지 이제 열흘.
어떻게 김선빈이 없다는 것을 알았냐고 물었다. 묻자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들의 얼굴과 이름을 어떻게 외웠냐는 뜻으로 물었다는 것을 알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옆에 있던 마크 위더마이어 수석코치는 "대머리들이 머리가 좋다"며 껄껄 웃었다.(윌리엄스 감독, 위더마이어 코치 둘 다 대머리다)
그가 빨리 선수들과 친해지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윌리엄스 감독과 위더마이어 코치는 훈련 때 선수들의 이름을 크게 부르면서 선수단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포트 마이어스(미국 플로리다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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