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선수들은 인터넷을 하지 않는다."
지난 11일,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 선수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들의 손에는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이 들려있었다. 한국 여자농구는 최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끝난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서 1승2패를 기록, C조 3위로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한다.
하지만 선수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A 선수는 "인터넷을 하지 않는다. 휴대전화로 기사를 볼 수는 있는데, 댓글 때문에 보지 않는다. 이번 대회에서도 비판을 받았다고 들었다. 전해만 들어도 상처가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 선수들은 스페인과의 1차전에서 패한 뒤 엄청난 비판과 마주했다. 중국과의 최종전에서 40점 차 완패를 당하자 비난은 최고조에 달했다. 물론 모두가 선수들을 탓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부정 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B 선수가 "대표팀은 잘해도, 못해도 욕을 먹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쉰 이유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단단했다. 올림픽 출전이란 염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변수는 있었다. 시즌 중이라는 점이었다. 선수들의 몸 상태는 완벽하지 않았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은 이를 악물었다. 진통제를 맞으며 투혼을 발휘했다.
현실의 벽은 높았다. 스페인전에서 완패를 당했다. 박지수는 귀국 인터뷰에서 "유럽을 상대로 이렇게 할 경기가 아니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유독 유럽 선수만 보면 우리 선수들이 기가 죽어서 들어간다. 그런 부분에서라도 친선경기가 열렸으면 한다. 지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 한국은 제대로 된 친선경기조차 갖지 못한 채 유럽과 격돌했다. C 선수는 "만약 1차전에서 스페인이 아니라 영국과 대결했다만, 승리는 장담할 수 없다. 영국 선수들이 생각보다 피지컬이 좋았다. 스페인과 한 차례 대결했기에 영국과 싸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전술도 없었다. 플랜B가 없었다. 이문규 감독은 스페인전에서 김단비를 가드로 활용했는데, 이는 경기 직전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전에서는 수비 전술이 상대에 읽혔음에도 변화를 가져가지 않았다. 중국은 한국 수비가 전열을 가다듬기도 전에 외각에서 공격을 퍼부었다. 한국은 40점 차 완패를 당했다. 대표팀 사정에 밝은 D 관계자는 "선수들이 전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올림픽 티켓이 걸린 대회. 하지만 제대로 된 준비는 없었다. 오직 선수들의 투혼에만 의지했다. "정신력으로 40분을 뛸 수 있다", "WKBL에서도 40분을 뛴다"는 발언이 나온 배경이다. 한국이 올림픽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그야말로 선수들의 투혼이 만든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은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지원 부족, 전술 부족이란 문제까지 온 몸으로 떠안았다. 선수들에게 상처만 남은 올림픽 진출이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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