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KBO리그를 휘감고 있다.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친 선수단의 귀국이 이어지고 있지만, 리그의 절반인 5개 팀 외국인 선수가 팀과 동행하지 않는다.
가장 먼저 외국인 선수들을 돌려보낸 팀은 LG 트윈스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 키움 히어로즈, KT 위즈,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선수들이 잇따라 입국을 보류하고 고국 또는 미국 현지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리그 개막을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한화의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 문화와 생활에 익숙한 선수들이다. 제라드 호잉은 올해로 한국 생활 3년차,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은 2년차다. 당초 이들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선수단과 동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가족에 대한 걱정이 이들을 고민에 빠뜨렸다. 서폴드는 미혼이지만, 호잉과 벨은 아내와 아이들이 있다. 호잉의 아내와 두 딸, 벨의 아내와 세 아이(2남1녀)는 지난해 한국에서 함께 생활했고, 이번 스프링캠프에도 동행했다. 캠프가 끝난 뒤엔 아버지들을 따라 한국으로 함께 입국할 예정이었다. 호잉의 딸 칼리는 한국 유치원 입학도 준비중이다.
결국 서폴드와 벨, 호잉은 구단과 협의 하에 당분간 국내 코로나19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입국을 보류하기로 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좀더 안정된 마음으로, 편안한 환경에서 훈련하길 원하는 한화 구단의 배려다.
선수단과 동행하지 않는 이상, 평소처럼 구단 측의 세밀한 보살핌을 받기는 어렵다. 구단 운영팀은 10일 새벽 선수단과 함께 모두 귀국한다. 외국인 3인방은 기본적으로 자율 훈련을 하되, 훈련 과정이나 진행에 대해 한화 구단과 긴밀한 연락을 유지할 전망이다. 그대로 애리조나에 머물며 개막을 기다릴 가능성이 높지만, 훈련 시설을 구하기가 여의치 않을 경우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구단 측과 선수들이 의견을 모아 결정하기로 했다.
한화 선수단은 오는 10일 새벽 인천공항으로 귀국한다. 이들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2일부터 단체 훈련을 시작한다. 1군은 대전, 2군은 서산에서 훈련에 돌입한다.
시즌 개막을 준비중인 만큼, 재택 근무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 선수단이나 구단 관계자, 그 가족들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의 관리가 중요하다. 마스크과 손소독제 구비는 물론, 선수단의 입국에 앞서 대전구장과 서산 훈련장에 대한 방역도 마쳤다. 선수단은 물론 가족들의 건강에 대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을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혹시라도 찾아오는 팬들이 있을 수 있다'는 물음에 "팬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사전 공지한대로 '거리 두기'를 확실하게 하겠다. 서로의 안전을 위한 선택이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이해 부탁드린다"면서 "선수단과 구단 직원, 외부 출입 인력들의 동선을 격리하는 등 선수들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고 시즌 개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KBO리그 개막일은 아직 미정이다. 공식 개막전은 28일이지만, 코로나19가 잦아들 때까지 1주일 단위로 개막 연기 여부와 그 시기를 논의할 예정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