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2020 KBO리그 개막 연기가 결정된 후, 곳곳에서 한숨이 들리고 있다.
개막 일정에 맞춰 캠프에서 컨디션을 끌어 올려온 선수들은 난감한 처지다. 비시즌기간을 거쳐 캠프까지 로드맵을 짜놓고 개막전을 D-데이로 여기고 있었지만,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 각 구단 별로 자체 청백전 및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지만, 집중력 유지가 쉽지 않다. 순환 재택근무 체제였던 각 구단 프런트들도 선수단 귀국에 맞춰 사무실에 모여 시즌 준비를 점검하고 있지만, 난감한 표정은 선수단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라운드 바깥의 찬바람은 더욱 거세다. 그동안 KBO 흥행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 온 각 구단 응원 관계자 및 경기장 내 안전요원, 상품 및 식음료 부대사업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일정 연기로 기다림을 넘어 당장의 생존까지 위협받는 처지에 내몰렸다.
응원 관계자, 안전요원들은 이달 들어 반강제 무급 휴직 신세다. 이들은 프로야구 뿐만 아니라 축구, 농구, 배구 등 각 프로스포츠 구단과 계약을 통해 활동해왔다. 하계 시즌엔 야구와 축구, 동계엔 농구, 배구단에서 활동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4대 프로스포츠가 올스톱 되면서 설 자리가 없어졌다. 각 구단과 연간 사업권 계약을 맺은 부대사업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들에겐 영업일 수가 곧 수익이다. 하루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리그가 개막하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리그가 개막한다고 해도 상황이 반전될 지는 미지수. 코로나19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어도 외출 자제 및 외부인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분위기가 당분간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야구계 안팎에선 무관중 개최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도쿄올림픽 휴식기 등을 고려할 때 정규시즌 144경기 및 포스트시즌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 위한 개막 마지노선을 4월 중순으로 보고 있다. 이 때 까지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시즌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선 입장 수익 등에서 일정 부분 손해를 보더라도 무관중 개최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무관중 강행이 결정될 경우, 야구장의 조연들이 경기장에 서는 일마저 쉽지 않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홈 경기 개최에 따른 영업일 수를 산정해 경기장 부대 사업권 계약을 맺은 각 업주들과의 분쟁도 우려된다.
하나의 작은 피해가 거대한 산업 자체를 흔드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를 넘어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 잡은 프로야구의 현실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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