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안중근)가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다. 젊고 늘씬하며 키가 상당히 컸다. 일본 사람과 비슷하지 않고 얼굴은 거의 흰색이었다."
제정 러시아의 재무상이었던 블라디미르 니콜라예비치 코코프체프(1853∼1943)는 일본의 전 총리이자 초대 조선 통감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1841~1909)를 저격해 처단한 조선의 청년 안중근(1879∼1910)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연합뉴스가 안중근 의사 순국 110주년을 맞은 26일 러시아 극동연방대학교 도서관에서 확인한 코코프체프 자서전 '나의 과거로부터:1903∼1919 블라디미르 니콜라예비치 코코프체프 1권'(1992년 출간)에서 코코프체프는 이토를 저격한 직후 러시아 경찰에 붙잡힌 안중근 의사와의 짧은 만남을 기록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코코프체프의 자서전은 모두 2권으로 돼 있으며 1933년에 처음 출간됐다.
2권 가운데 첫번째 책 343쪽 본문에 안중근 의사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코코프체프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나는 즉시 죄수(안중근)를 심문하고 있는 철도역 경찰서로 갔다. 그는 방의 한구석에 서 있었고 그의 양쪽에는 하얼빈 경찰서의 경비들이 서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재무대신은 개인적으로 안중근에 대한 호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코코프체프는 "(안중근이) 일본 사람과 비슷하지 않고 얼굴은 거의 흰색이었다"면서 젊고 늘씬하면서 키가 상당히 커 한눈에 봐도 일본 사람하고 비슷하지 않았다고 기술했다.
그러면서 그는 범인(안중근)이 어떻게 경계가 삼엄했던 하얼빈 역으로 들어올 수 있었는지에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코코프체프는 일본 측 담당자가 주의 깊게 봤다면 경찰들이 안중근 의사를 쉽게 발견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어찌 된 일인지 당시 하얼빈 주재 일본 총영사관은 일본인들의 하얼빈역 통행을 막지 말아 달라고 러시아에 부탁했다.
이런 내용은 코코프체프가 러시아 정부에 보고한 '이토 공작의 도착과 그의 피살'이라는 보고서에 자세히 나온다.
코코프체프는 "하얼빈 주재 총영사인 카와카미 도시히코가 유럽식 정장이나 민속 의상을 입은 일본인들은 열차표 없이도 아무 방해나 제한 없이 역에 들어오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고서에 밝혔다.
코프초프는 이토에 대해서는 "작은 키의 소유자이며 다른 사람과 비교해 머리가 아주 큰 편이었다"면서 "너무나 늙어 보였지만 눈매는 날카롭게 빛났다"고 적었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당시 러시아 관할이었던 하얼빈역에서 일제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으며 이후 뤼순 감옥에 갇혀 있다가 재판을 받고 1910년 3월 26일 순국했다.
코코프체프는 제정 러시아의 재무대신을 지냈다. 그는 이토 히로부미와 동북 삼성 지역과 관련한 외교 문제로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안중근 의사의 거사로 회담은 무산됐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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