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16년 1차 지명을 받은 선수들 중 가장 먼저 잠재력을 폭발시킨 선수는 이영하(두산 베어스)와 최충연(삼성 라이온즈)이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해 불펜으로 활용되던 이영하는 2018년 중반부터 선발 수업을 받은 뒤 지난해 17승4패 평균자책점 3.64로 최고의 토종 우완투수로 우뚝 섰다. 최충연은 2016년 데뷔해 2018년 70경기에서 출전, 국내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85이닝)을 소화하기도.
2020시즌을 앞두고 이영하 최충연과 1차 지명 동기인 한 명도 드디어 잠재력을 뽐낼 시간만 기다리고 있다. 주인공은 KIA 타이거즈의 우완 정통파 김현준이다. 광주일고 시절 대통령배 우수투수상을 받기도 했던 김현준은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기량이 가장 향상된 투수로 꼽힌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봤는데 많이 성장했다"는 것이 서재응 투수 코치의 시각이다.
고교 시절 140km 중반대 빠른 공을 던지며 주목받았던 김현준은 2017년 스프링캠프 때 150km에 육박하는 공으로 존재감을 뽐냈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팔꿈치 통증이 발생한 것. 결국 수술대에 오른 김현준은 곧바로 군대에 입단하면서 1년6개월 동안 공을 던지지 못했다. 투구 재개를 시작한 건 지난해 8월부터다. 김현준은 이번 캠프를 통해 체중을 7㎏이나 불려 볼에 힘을 실었다. 덕분에 구속도 빨라졌다. 무엇보다 변화구인 슬라이더 연마를 80%까지 향상시켰고, 스플리터까지 장착했다. 캠프에선 4경기에 등판, 5⅓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자책점 평균자책점 3.38, 이닝당출루허용률 1.13을 기록했다. 지난 9일 자체 홍백전에선 선발 임기영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아직 1군 등판이 없는 탓에 올 시즌은 추격조에서 경험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준은 "실전에서 불펜투수로 나서고 있다. 팀에 보탬이 되는 투수가 되고 싶다. 불펜으로 뛰게 된다면 두 자리 홀드를 따내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파이어볼러' 한승혁이 군입대했지만, KIA에는 김현준이란 또 다른 '파이어볼러'가 장착됐다. 그야말로 '히든카드'다. 1군 등판 기록이 없어 베일에 쌓여있다. 서 코치의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흐른다. 이번 시즌을 마운드에 김현준을 포함해 '히든 카드'가 많이 장착됐기 때문. 상황마다 골라서 투수를 중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자원이 풍부해졌다.
무엇보다 1차 지명 선수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점이 반갑다. 2015년 1차 지명을 받은 이민우가 4선발을 꿰찼고, 2016년 1차 지명 김현준도 1군 진입 가능성을 높인 상황. 지난해에는 2014년 1차 지명된 차명진이 입단 이후 처음으로 1군에 등록돼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9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성공을 위해 그 동안 숨죽였던 1차 지명 투수들이 고개를 들면 KIA는 '투수 왕국'으로 다시 거듭나게 될 수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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