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안 하던 걸 하면 안 되더라고요."
키움 히어로즈 좌완 이승호(21)가 복잡했던 머릿속을 비우고 출격 준비를 마쳤다. 21일 첫 스타트를 끊는다.
지난해 선발로 자리 잡은 이승호는 순항했다. 23경기에 등판해 8승5패,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했다. 4~5선발의 역할은 완벽히 해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준플레이오프에서 4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플레이오프에선 깜짝 원포인트 릴리프로 등판해 ⅓이닝 무실점을 마크했다. 한국시리즈 2경기에선 7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큰 경기' 경험은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그 뿐 아니라 지난해 11월 프리미어12에선 일본을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2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잊지 못할 '쓴 약'이 됐다.
이승호는 "이제 등판해서 떨릴 경기는 별로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경험한 '큰 경기'가 많았기 때문. 한 단계 성장한 이승호는 시즌을 앞두고 '구속 향상'에 욕심을 냈다. 겨우내 '벌크업'에 열중했다. 하지만 단기간 내에 구속을 끌어 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대만 스프링캠프 2경기에선 3⅓이닝 7실점(6자책점)으로 흔들렸다. 이승호는 "원래 생각 없이 살았는데, 생각하니 잘 안 됐다. 안 하던 걸 하면 이상해진다고 하지 않나. 여러 생각을 많이 하다가 구렁텅이에 빠져서 생각을 많이 줄였다. 그러다 보니 내 것을 찾고, 밸런스가 잡힌 것 같다"고 했다.
복잡한 생각을 단순화하자 호투하기 시작했다. 이승호는 국내로 들어와 조금씩 좋아졌다. 초반에는 난타도 많았다. 그러나 구위와 제구를 동시에 잡으며, 최근 2경기에서 8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탈삼진 개수도 부쩍 늘었다. 이승호는 "구속보다 신경 쓸 게 많다. 남자의 전성기는 20대 후반이라고들 한다. 그 때 욕심을 내보겠다"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지난해 경험으로 여유도 생겼다. 이승호는 "기술적인 건 지난해와 똑같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긴장해서 못한 경기들이 있었다. 올해는 여유를 가지고 하려고 한다. 결과를 떠나 자신감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승호는 21일 등판을 시작으로 본격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그는 "경기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고, 볼배합 등을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던지겠다. 좋았던 걸 잘 유지해서 던지겠다"고 했다. 외국인 투수들의 늦은 합류로 국내 투수들의 책임감이 커진 상황. 이승호는 "누가나 팀 승리를 위해 던진다. 책임감은 다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초유의 무관중 경기에 대해선 "관중이 있으면 엔돌핀이 도는데, 아쉽다. 실전에서 무관중은 처음이다. 못 던져도 앞에서 욕 먹을 일 없다고 생각하면서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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