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거포로 거듭난 이성열(35)이 한화 이글스의 풀타임 4번타자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적어도 팀내 제일의 장타력을 지닌 것은 분명하다.
2015년 한화 입단 전 이성열은 '긁어본' 거포 유망주로 분류됐다. 강한 힘과 어깨, 준수한 주력까지 겸비했지만 기대만큼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 시절인 2010년 24홈런 86타점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다시 부진에 빠지며 주전에서 밀려났다. 연간 300타석을 넘긴 시즌은 2010년과 2013년(18홈런 48타점) 두 해 뿐이었다.
하지만 트레이드로 몸담게 된 '네 번째 팀' 한화에서 뒤늦게 빛을 봤다. 이성열은 2017년 이후 3년간 홈런 76개를 때려내며 '홈런 귀한 팀' 한화의 보물이 됐다. 팀 사정상 외국인 선수도 중장거리형 제라드 호잉을 쓰고 있는 한화로선 이성열의 존재가 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다.
이성열의 달라진 무게감은 FA 액수로 증명된다. 이성열의 가치는 2014년 넥센 히어로즈와 첫 FA 계약 당시 2년 5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난해 이성열은 한화와 2년 14억원의 중견급 대우에 도장을 찍었다. 팀이 원할 경우 1년 6억원에 현역 생활을 연장할 수 있다는 추가 옵션도 포함됐다. 이성열에게 한화라는 팀이 갖는 의미가 담긴 계약이다. 이성열은 FA 계약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올시즌 한화의 가을야구에 홈런과 타점으로 공헌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성열은 29일 LG 트윈스와의 팀간 연습경기(교류전)에서 6회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좌완투수 진해수의 바깥쪽 변화구를 결대로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록 이날 경기는 3대4로 패했지만, 한화로선 교류전 5경기만의 처음이자 유일한 홈런이다. 이성열은 타율 4할(15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으로 호잉(타율 .400 2루타 6개)와 더불어 빈타에 시달리는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한용덕 감독은 좌타자가 많은 한화의 팀 사정에도 '좌우좌우'에 집착해 김태균을 3번까지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업트리오를 이룰 세 선수의 주력을 감안해도 호잉과 이성열이 3~4번, 김태균이 5번으로 출전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한화의 4번 타자는 2016년까지는 김태균의 자리였다. 2017년에는 김태균과 로사리오가 나눠가졌고, 2018년에는 호잉이 전담했다. 2019년에는 세 선수가 4번타자 출전 비중을 삼분했다. 이성열은 최근 교류전 4경기 연속 4번타자로 출전 중이다. 만약 이성열이 풀타임 4번타자 자리를 차지한다면, 이 또한 그에겐 남다른 의미로 남는 새 시즌이 된다.
한화는 5월 1일 KT 위즈 전을 마지막으로 교류전을 마무리한 뒤 오는 5월 5일 SK 와이번스와의 개막전을 통해 2020 정규시즌에 돌입한다. 개막전 선발로는 워윅 서폴드가 예고됐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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