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대호(38·롯데 자이언츠)와 김태균(38·한화 이글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82년생 동갑내기 레전드다.
지난 주말 이들은 올 시즌 처음으로 만났다. 여전히 '거인의 4번'인 이대호와 달리 부진을 벗지 못한 김태균의 모습은 야구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지난 15~17일 주말 3연전은 한화의 2승1패 위닝시리즈로 끝났다. 하지만 양팀 간판 타자 대결에선 이대호가 앞섰다. 이대호는 한화와의 3연전에서 14타수 4안타 1타점으로 제 몫을 했다. 2차전에선 결승타까지 때렸다. 반면, 김태균은 15~16일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1차전에선 송광민 대신 교체로 나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2차전에선 벤치에서 팀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17일 다시 선발로 복귀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대호와 김태균은 지난 시즌 나란히 부진했다. 이대호의 지난해 타율은 2할8푼5리. 그의 타율이 3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16홈런 88타점, 7할9푼에 불과한 OPS(출루율+장타율)도 이대호라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았다. 김태균의 지난해 타율은 3할5리였지만, 출루율(3할8푼2리)과 장타율(3할9푼5리) 모두 2001년 이후 18년 만에 4할 아래로 내려앉았다. 6홈런 62타점 역시 김태균 답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명예 회복'을 외치며 치열한 겨울을 보냈다. 그 결과 군살이 쏙 빠진 슬림한 몸매로 올 시즌을 맞이했다. 타격시 하체의 안정감이나 허리 회전의 유연성이 전성기 못지 않은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공통된 평가를 받았다.
이대호는 시즌 초반 타율 3할7푼2리(43타수 16안타) 1홈런 7타점의 상승세다. OPS도 9할6푼2리다. 경기 수 자체가 적어 유의미한 표본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초반 극심한 슬럼프 속에 출발했던 모습과 비교하면 반등이라는 단어를 떠올려 볼 만하다. 반면 김태균은 타율 1할1푼1리(27타수 3안타), 홈런없이 2타점, OPS 3할9푼8리에 그치고 있다. 청백전(타율 2할5푼6리)과 팀간 연습경기(타율 2할)를 발판삼아 정규시즌 감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이대호 칭찬일색이다. 그는 "예전부터 잘하는 선수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소속팀 감독이 되고 보니 더 와닿는다. 진짜 좋은 선수다. 타격시의 세부적인 움직임 하나하나가 정말 좋다. 메이저리거다운 클래스"라고 극찬했다. 이대호와의 교감을 두고도 "기술적으로야 할말 없는 선수고, 앞으로 가고자하는 방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면서 "작년에 좀 힘들었겠지만, 올시즌엔 확실히 남다르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여전히 김태균을 향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한 감독은 "김태균이 시즌 준비를 정말 잘해왔다"며 "다른 선수도 아니고 김태균이다. 올라올 거라 믿는다. 결국 김태균이 해결사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올해를 끝으로 4년 FA 계약이 끝난다. 김태균은 올 시즌 1년 FA 계약이 마무리되면 다시 시장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한때 한국 야구를 지배했던 82년생 황금세대를 대표하는 두 거포는 과연 올 시즌 끝자락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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