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생일선물 잘 받으셨죠?"
FC서울 선수들은 지난 17일 광주와의 홈개막전(1대0 승)을 치른 뒤 최용수 감독과 인사하며 축하인사를 전했다. 최 감독도 "정말 고맙다"고 연발했다.
이날은 최 감독의 생일이었다. 경기 전날 저녁 선수단은 생일 케이크를 준비해 조촐한 생일축하 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약속했다. "생일선물은 광주전 승리로 대신할게요."
프로 감독에게 승리하는 것만한 선물이 어디 있겠는가. 강원과의 시즌 첫경기 패배로 기운이 빠진 상황에서 홈개막전을 맞았으니 더욱 그랬다.
결국 선수들은 귀한 생일선물을 안겼고, 올시즌 홈 3연승(ACL 경기 포함)의 기분좋은 페이스도 이어나갔다.
하지만 선수단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그라운드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경기 끝난 뒤 귀가해 뉴스를 보고나서야 알았다. 선수들이 홈경기만큼은 패하지 말자며 그라운드에서 쏟아냈던 모든 열정은 고스란히 묻혔다.
22일 포항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필승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FC서울 구단은 최근 '리얼돌 파문'으로 인해 대형위기를 겪고 있다. 서울팬들의 분위기는 말할 것도 없다.
맡은 역할은 다르지만 한지붕 아래 살고 있는 선수들의 마음도 편할 리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 포항전마저 패한다면 유탄이 어떻게 튈지 모를 일이기도 하다.
그래도 최 감독은 "외부에 흔들리지 말고 이럴 때일수록 우린 본연의 임무, 경기에만 집중하자"며 분위기를 추슬렀다. 경기장 밖의 사건으로 인해 높아진 서울팬들의 스트레스가 경기장 안으로 이어지게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포항전 필승이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포항과의 찜찜한 추억도 털어내야 한다. 지난해 포항은 FC서울과 치열하게 3위 경쟁을 하다가 다득점에서 밀려 4위, ACL 출전권을 놓쳤다. 포항 입장에서 FC서울에 이를 갈겠지만 FC서울도 마찬가지다. 2019시즌 후반기 포항에 고전하지 않았으면 막판 3위 경쟁 고생도 없었기 때문이다. FC서울은 2019시즌 개막전에서 포항을 만나 2대0 완승한 것을 포함해 1승1무로 포항전 무패를 이어갔다. 하지만 3, 4번째 대결에서는 연패했다. 작년 하반기 FC서울에 연패를 안긴 팀은 포항과 울산 2개팀뿐이었다.
이 과정에서 FC서울은 작년 10월 6일 수원전 승리(2대1) 이후 원정경기 무승에 빠졌다. 올해 강원 원정경기 패배(1대3)를 포함해 지금까지 2무2패다. 지난 광주전에서 홈경기 3연승 행보를 만들었으니 이젠 원정경기의 기분나쁜 사슬을 끊어야 할 차례인 것이다.
FC서울은 지난해 최 감독의 생일을 기점으로 기분좋은 기억이 있다. 작년 최 감독의 생일(5월 29일) 전날인 5월 28일 성남전(3대1 승)을 시작으로 4연승을 달린 적이 있다. 4연승은 2016년(6연승, 5연승 각 1회) 이후 3년 만의 팀 최다기록이었다.
사실 선수단 내부 사정도 썩 좋지 않은 FC서울이다. 베스트 멤버였던 페시치와 알리바예프를 정상 가동할 수 없고, 박동진도 군 입대 전 마지막 경기를 치러야 한다. 안팎의 이런 핸디캡을 어떻게 극복할까. FC서울의 포항 원정 또다른 관전포인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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