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가수 김호중의 자신의 꿈의 무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격했다.
22일 방송된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는 트로트게의 파바로티 김호중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김호중은 "일부러 젊게 입고 왔다. 스타일리스트가 저보고 맞는 옷이 잘 없다고한다"고 쑥쓰럽게 인사했다. 김호중은 "가수라면 늘 꿈꾸는 무대라고 생각한다. 꿈의 무대 '스케치북'에 나오게 돼서 정말 좋다.
김호중은 "우리는 다 이별하고 살고 있다. 이 노래를 불러드리면서 안 좋은 마음들을 다 한풀이 하셨으면 좋겠다 싶어서 선곡했다. 오늘 '스케치북'에서 처음으로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본다"고 말했다.
유희열은 김호중의 첫 곡 '보고 싶은 얼굴'을 언급하며 "누구 얼굴이 보고싶었냐"고 물었고, 김호중은 "선배님 얼굴이 보고 싶었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유희열은 "이 분이 제가 안좋아하는 몸 스타일이다. 운동을 많이 했다"라고 농담했다.
이어 유희열은 김호중이 91년 생이라는 말에 "왜요?"라고 되물으며 "제가 90학번이다"라고 놀라워했다.
'음악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김호중은 "원래는 음악에 뜻이 없었다. 공부도 안좋아했고 체육만 좋아했다. 격투기선수, 경호원 등이 꿈이었다"며 "그런데 유일하게 좋아하는 취미가 음악을 듣는 거였다. 저는 CD 플레이어를 들고 다녔는데, 최고로 좋아했던 가수가 김범수 선배님이었다. 매장에 가서 CD를 샀다"라고 팬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울산이 고향이다. 울산에 있는 레코드샵에 갔는데 1위가 있길래 살펴봤다. 가수는 잘생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보기엔 수염도 많고 살도 찐 사람이 있더라. 파바로티였다. '이 사람은 왜 1등일까'하는 생각에 들어봤다"고 파바로티를 접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김호중은 즉석에서 파바로티의 노래를 불러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유희열은 "이 곡은 정말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을만 하다"고 말했다.
김호중은 "예고를 진학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레슨을 받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다른 친구는 수업을 더 받더라. 그래서 어떻게 한 거냐 물으니 부모님이 도와줬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돈이 없으면 음악을 못 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는 한 번 수업을 듣는 학생이고 저 친구들은 두 세번 듣는 학생인데 제가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수업에 소홀하게 됐다"고 아픈 과거를 털어놓았다.
이어 김호중은 "실제로 포기를 하기도 했다. 학생 신분에 맞지 않는 분들이랑 어울리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알바도 참 많이 했지만 나쁜 일을 하진 않았다. 용돈도 받아서 썼다. 그런 시간을 계속 보내면서 음악이랑은 점점 멀어졌다.
다시 음악을 하게된 계기에 대해서는 "원래 입학했던 학교는 권고 퇴학 조치를 받았었다. 그때 김천예술고등학교의 선생님이 연락을 주셨다. 한 번도 그 학교를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선생님을 찾아갔다"며 "그런데 첫 곡을 부르고 나서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 있었다. '네가 어떤 어려움 속에 사는 지는 모르겠지만 너는 노래로 평생 먹고 살 수 있다'고 하셨다. 그 말이 제게 큰 종처럼 울렸다"고 전했다.
음악 콩쿨에서 우승하고 SBS '스타킹'에 출연했던 김호중. 그는 당시 사진을 보며 미소지었다. '스타킹'에 나가게 된 이유에 대해 김호중은 "개인사도 이야기를 해야해서 처음엠 좀 그랬다"고 말했지만 이어 "그때 학교 교장선생님이 봉투를 주셨다. 10만 원 정도였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호중군, 김밥 사먹을 거 돈까스 먹어라'라는 말씀이었다. 날 많이 살펴주시는데, 내가 노래를 부르면 우리 학교를 알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출연을 했는데 결국은 제 이름을 더 알렸다"고 웃으며 말했다.
'파바로티의 음악을 안들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유희열의 질문에는 "가수가 안 됐을 것 같다. 아예 꿈도 안꿨을 것 같다"고 운명적인 그때의 순간을 회상했다.
또 다른 우상, 김범수에 대해서 김호중은 "김번수 선배님을 뵌 적이 있긴 한데, 저를 기억 못하실 거다. 사우나에서 뵀었다. 저는 팬이었으니까 알아봤는데 민망한 상태다보니까 좀 그랬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런가하면 "지금도 김범수 선배님의 노래는 다 외우고 있다. '보고싶다'는 제 최고의 애창곡이다"고 고백했다.
유희열은 "김호중의 인생극장을 보는 것 같다. 김호중의 '보고싶다'를 들어보고 싶다. 노래방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김범수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내 자신의 우상 김범수의 노래를 열창했다.
'제 2의 인생을 열어준 트로트'에 대해 김호중은 "성악을 공부했지만 흘러간 포크 음악을 참 좋아했다. 장르를 안가리고 많이 들었다"라고 남다른 음악 취향을 자랑했다. 김호중은 "제 가슴 속에는 그런 곡들이 울림이 있었다. 그래서 성악가로 김호중이 한국에 와서 시장, 동창회, 반상회에서도 노래를 했었는데 제일 하고 싶었던 게 소통이고 공감이었다"고 음악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댄스 실력도 뽐냈다. 남진의 '파트너'를 선곡한 김호중은 유희열과 커플 댄스를 선보였다. 김호중은 유희열과 등을 맞대며 화려한 무대 매너를 자랑했다. 유희열은 "호중씨 이 풍채에 눈을 막 이렇게 뜬다"고 웃음을 감추지 못 했다.
신곡 '나보다 더 사랑해요'에 대해서는 "평소 메모하는 버릇이 있었는데, 가사가 이렇게 나오니까 멜로디도 잘 붙은 것 같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마지막 질문. '김호중의 꿈'에 대해 그는 "여러 수식어가 붙는 것 보다는 그냥 '김호중'을 생각했을 때 '노래하는 사람'이 떠올랐으면 좋겠다"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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