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너무 의욕이 앞섰던 것일까.
KT 위즈가 2020시즌 첫 한 달을 마쳤다. 23경기 성적은 10승13패,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물을 얻었다. 지난해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펼쳤던 NC 다이노스가 파죽지세로 단독 선두 자리를 차지한 반면, KT는 연패-부상 등 우여곡절 속에 간신히 10승을 채웠다. 5강 도전을 목표로 출발했던 이강철 감독과 선수단 모두에게 만족하기 어려운 결과물이다.
출발이 좋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시리즈에서 스윕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두 번이나 후반 역전을 허용했다. 시즌 첫 승을 거둔 이튿날 비로 일정이 취소되면서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고, 연장 11회 접전 끝에 패한 뒤 창원 NC 원정에서 스윕패를 당하며 4연패에 빠졌다. 이후 5연승을 거두면서 반등에 성공했지만, 결국 5할 승률을 맞추지 못한 채 5월을 마감했다.
불펜 부진이 뼈아팠다. 믿었던 마무리 이대은이 무너졌다. 지난해 후반기 경험을 토대로 올 시즌 탄탄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첫 등판에서 2실점으로 무너진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이대은이 스스로 이겨내길 바랐지만, 반등은 없었다. 불펜 나머지 자리에서도 주 권이 그나마 제 역할을 해줬을 뿐, 김재윤 김민수가 초반 부진으로 2군 재정비를 거쳤고, 하준호도 자신 있는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수비 집중력도 아쉬운 부분. KT는 5월 한 달간 20개의 팀 실책으로 SK 와이번스(21개)에 이은 부문 최다 2위다. 가장 실책이 적은 롯데 자이언츠(9개)보다 두 배 이상이 많았다. 승부처마다 긴장한 나머지 실책을 남발하면서 경험 부족을 곳곳에서 드러냈다. 초반 부진을 떨칠 기회였던 1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나온 박승욱의 실책 두 개가 대표적.
이럼에도 KT가 선방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사실상 필승조가 없었던 불펜, 수비 실책 뿐만 아니라 중심 타선의 핵인 주장 유한준, 간판 타자 강백호가 잇달아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러나 KT는 월간 팀 타율(3할6리), 팀 타점(139점) 1위를 기록했다. 외국이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중심을 잡은 가운데, 심우준 배정대 조용호가 자칫 무너질 수도 있었던 타선을 지탱했다. 마운드 역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가운데 '국내 선발 트리오' 배제성, 소형준, 김 민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2년차인 윌리엄 쿠에바스가 기복을 보이고 있지만, 구위엔 큰 문제가 없기에 반등을 기대해 볼 만하다.
초반 부침 속에서도 이 감독은 엔트리 변화를 최소화했다. 지난해 5강 경쟁의 원동력이었던 신뢰와 일관성을 유지했고, 이는 곧 팀이 안정을 찾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이대은이 이탈한 뒤 김재윤이 마무리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고, 불펜에서도 주 권을 비롯해 김민수 이상화 전유수 등의 활약을 여전히 기대해 볼 만하다. 막강한 타선의 힘과 마운드가 시너지를 낸다면 KT의 6월 반등은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다.
5강을 목표로 출발한 KT에게 부침은 언젠가 겪어야 할 숙명이었다. 비 온 뒤 땅은 더 굳어진다. 6월의 KT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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