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통산 90승 투수의 수원 통산 첫승. 놀랍지만 사실이다. 두산 베어스 유희관이 커리어 처음으로 수원 구장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유희관은 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했다. 6이닝 7안타(1홈런) 2탈삼진 1볼넷 4실점을 기록한 유희관은 타선의 든든한 득점 지원을 앞세워 승리 투수가 됐다. 두산 타자들은 이날 1~3회에만 대거 10점을 뽑는 괴력을 발휘하며 유희관의 어깨를 한층 가볍게 만들었다.
투구 내용도 안정적이었다.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도 긴장을 쉽게 풀지 않았다. 1회말 1아웃 이후에 배정대에게 2루타를 내준 유희관은 조용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2아웃을 잡고 나서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아 1실점 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2회에는 공 8개로 깔끔하게 끝냈다. 장성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황재균을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문상철까지 3루 땅볼로 가볍게 잡아냈다.
안정적인 투구는 계속됐다. 3회 김민혁과 심우준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한 유희관은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조용호의 타구가 2루수 직선타로 잡히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4회 로하스-박경수-장성우로 이어지는 주요 타자들을 투구수 9개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두산이 10-1로 크게 앞선 5회말 유희관의 두번째 실점이 나왔다.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초구에 2루타를 내준 것이 점수로 연결됐다. 문상철, 김민혁을 범타로 잡아낸 유희관은 2사 3루에서 심우준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3루수 방면 타구가 안타가 되면서 3루주자 황재균이 득점했다.
5회까지 2실점 한 유희관은 6회에 첫 위기를 맞았다. 홈런을 허용했다. 무사 1루에서 로하스에게 던진 129㎞ 높은 직구 실투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이 되고 말았다. 8점 차의 느슨했던 긴장감이 다시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더 이상 실점하지 않은 유희관은 비록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3자책 이하)에는 실패했지만 승리 요건은 끝까지 지켰다. 결국 팀은 11대8로 승리하며 유희관에게 시즌 3승(1패)을 안겼다.
이날 승리는 유희관의 통산 90번째 승리(역대 37번째)이자 수원 구장 첫승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유희관의 수원 원정 통산 성적은 6경기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6.75. 수원에서 유독 경기가 안 풀리거나, 잘 던지고도 승리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작년에도 수원 구장에서 2번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5.73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마침내 길고 긴 악연을 끊어냈다. 여유있던 점수 차가 막판 실점으로 4점 차까지 줄어들면서 잠시 긴장감이 돌기도 했지만, 끝까지 리드를 지켜내면서 유희관의 승리도 완성됐다. 수원 원정 첫승. 90승 투수 유희관에게 주는 의미는 남달랐다.
수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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