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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연극으로 데뷔한 이래 연극,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완벽한 인물 밀착 연기를 보여준 30년차 베테랑 배우인 김호정. 특히 봉준호, 임권택, 문승욱, 신수원 등 자신만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한국영화계 작가주의 감독들이 사랑하는 그가 영화 '프랑스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잊지 못할 메소드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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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입장에서 다소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는 스토리에 대해 "원래 시나리오는 본 영화보다 더 길었다. 아무래도 편집된 장면들이 있어 더욱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시나리오는 영화보다 훨씬 쉬웠다. 여러 이야기가 섞여 있어서 보시는 분들은 당황할 수 있지만, 의미 하나하나 찾아가며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닌 그냥 흘러가듯 영화를 관람하신다면 관객분들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실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상업 영화는 보고 나면 마치 흥미로운 소설을 읽은 듯 '아! 재미있다!'고 말하지 않나. 하지만 '프랑스 여자' 같은 작가주의 영화는 소설 보다는 '시 한편' 같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시는 내가 생각 할 수 있고 음미하며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 않나. '프랑스 영화'는 그런 시 같은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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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제가 20대 때 연극을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유럽에 간 적이 있었다. 몇 년을 유럽에 머물렀는데 주로 독일 남부에 있었다"며 "한국에 돌아와 '나비'라는 작품에서 에서는 독일 교포를 연기했는데, 사실 처음 설정은 스위스 교포 설정이었다. 그런데 배우들은 경험이 있어야 더 연기를 잘하는 것처럼 감독님께 말씀을 드려서 독일 교포로 설정을 바꾸기도 했다. 그런데 독어와 달리 불어는 너무 힘들더라. 독어는 억양적으로 한국말처럼 딱딱 떨어지는데 불어는 딱딱 떨어지지 않아 입에 붙이가거 더욱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하기로 하고 바로 프랑스 여성분에게 레슨을 받았다. 그리고 극중 남편으로 등장하는 프랑스 남자배우도 합을 굉장히 많이 맞춰 봤다. 그리고 극중 미라의 모델이 된, 통역사 분이 프랑스에 계신데 직접 만나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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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성우 역의 백수장에 대해서는 "몇년전에 부산영화제 심사위원으로 간 적이 있는데 그때 독립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었다. 정말 너무 연기를 잘해서 제가 강력 추천했다"고 말했고 혜란 역의 류아벨에 대해 "정말 에너지가 좋은 친구다"고 전했다.
이어 "'부부의 세계' 이후 영민이가 너무 인기가 많아져서 제가 본인에게 물어봤다. '너 너무 떴다'라고 하니까 촬영 때문에 갇혀 있어서 실감을 못한다고 하더라. 영민이는 항상 귀엽다. 한 번도 변한 모습이 없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똑같은 배우다"며 웃었다.
오랜 기간 연극 배우로 살아온 김호정은 극중 연극 배우를 꿈꾸는 미라의 캐릭터에 더욱 공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이 작품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물리적으로 나이도 꽤 들었고 나의 여성성은 끝났구나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을 때다. 제가 TV를 시작한지는 2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보통 제 또래 배우들은 엄마 역을 많이 하더라. 그런데 저는 싱글이다. 싱글로서 엄마 역을 하게 되니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연기적 고민을 많이 하던 중 이 시나리오를 받게 됐다. 미라의 이야기가 너무나 내 얘기 같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미라처럼 연극에 빠져 지나쳐온 것 중 가장 후회되는 건 없냐는 질문에 "2002년에 영화 '나비'로 외국에서 상을 받고 단상에 내려왔는데 허무해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며 "그때 이상하게 나와 헤어진 남자친구가 뒤늦게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더라. 그때 심하게 우울했다. 게다가 그 당시 아버지까지 돌아가셨다. 아버지의 임종도 보지 못했다. 그때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잘하고 살았어야 하는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회한이 들더라"라며 "지금의 나의 가족, 언니 엄마에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힘든 시기, 또 우울한 감정을 안고 보냈지만 영화 '프랑스 여자'가 자신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줬다는 김호정. 그는 "내가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는 영화 속 주인공을 보면서 '와 나와 같아'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위로를 받기 때문이다. 이 시나리오를 읽고 과거의 후회와 기억을 더듬어 보는 미라를 연기하면서 나 또한 마음 속에 가지고 있던 기억과 후회를 털어버렸다. 영화 속 미라는 우울하지만, 오히려 나는 미라와 '프랑스 여자'를 통해 긍정의 마음을 갖게 됐다"며 웃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