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송지만 KIA 타이거즈 신임 타격 코치는 시즌에 돌입하기 전까지만 해도 타자들에게 장타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자들의 타격 성향까지 지켜본 뒤 장타율을 배제시켰다. 콘택트 위주의 타격으로 팀 방향성을 맞췄다. 장타력을 보유한 선수가 부족한데다 타격폼을 수정할 시간도 부족했다. 무엇보다 공인구 반발력이 지난 시즌과 같다면 굳이 무리해서 장타로 득점을 생산해낼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송 코치는 시즌 전 "장타율을 배제했다는 점이 우리 팀의 전략이다. 타자 가운데 쉽게 장타를 생산해낼 수 있는 선수들이 몇 명 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선구안과 정확도 위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2명의 장타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주위에서 서포트 하려면 리스크가 크고, 시간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칠 수 있는 공과 없는 공을 명확하게 구분하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러니컬하다. 장타를 배제했는데 장타가 터지고 있다. 특히 KIA는 올 시즌 '홈런공장'으로 부활했다. 5일 현재 팀 홈런 29개를 기록, LG 트윈스와 공동 2위에 랭크돼 있다. 지난 시즌 144경기에서 76개밖에 생산하지 못했던 홈런이었다. 올 시즌 27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벌써 38.2%나 달성했다. 이런 페이스라면 132홈런까지 도달할 수 있다.
타자들이 노림수를 가지게 된 것이 홈런 증가의 비결이다. '생각'이 바뀌니 '보는 눈'이 좋아졌다. 방망이가 허투루 나가는 법이 없다. 삼진은 줄고 볼넷이 늘면서 자신이 노렸던 공이 올 때까지 참으면서 장타를 생산하고 있다. KIA는 이번 시즌 볼넷 부문 2위(102개)에 랭크돼 있다. 또 삼진은 7위(175개)를 기록 중이다.
지난 2일 광주 롯데전에서 나온 김호령의 홈런이 좋은 예다. 이날 3년 만의 1군 경기에 선발출전한 김호령은 1번 타자로 나서 초구에 방망이를 휘둘러 홈런을 뽑아냈다. 또 김호령은 4일 롯데전에서도 1회 홈런을 만들어냈다. 김호령은 1군에 올라오기 전까지 2군에서 스윙 크기를 줄이고 간결한 스윙 폼으로 돌아섰는데 1군 복귀 뒤 1회에만 두 개의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도 마찬가지다. 3~4일 광주 롯데전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바깥쪽 약간 높은 공을 잡아당겨 이틀 연속 홈런을 생산해냈다. 터커는 올 시즌 벌크업으로 파워가 좋아져 기존 장타력이 더 향상된 모습이다.
홈런이 경기당 1개 이상 나오면서 KIA는 경기를 쉽게 끌어가고 있다. 여기에 3점차 이내 리드 상황에선 최강 필승조 박준표(평균자책점 0.68)-전상현(0.00)-문경찬(1.80)이 투입돼 승리의 기운을 계속해서 살려나가고 있다. 잠실=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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