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KBO리그 4년차 제이미 로맥은 SK 와이번스 공격력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맥이 부진하면 득점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상대에게 끌려가는 경기가 될 수 밖에 없다. 지난 5월 한 달간 SK는 이를 뼈저리게 경험했다.
로맥은 5월 한 달 동안 23경기에서 타율 2할5푼3리, 2홈런, 7타점에 그쳤다. 앞타자 최 정과 함께 3,4번 중심타선의 부진이 심각했다. 그러나 시즌 초 10연패를 포함해 최하위를 면치 못하던 SK는 5월말 4연승을 달리며 한화 이글스를 밀어내고 9위로 올라섰다. 연패 기간 동반 부진했던 최 정과 로맥이 동반 부활한 덕분이다.
6월 들어서는 로맥이 한층 강력한 방망이 솜씨를 뽐내고 있다. 9일 잠실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로맥은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5대3의 연장전 승리를 이끌었다. 로맥이 3타점을 올린 것은 지난 2일 NC 다이노스전, 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이어 이달 들어 벌써 3번째다. 6월 7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타율 4할2푼1리, 3홈런, 11타점이다.
찬스에서의 해결 능력이 한층 높아진 게 눈에 띈다. 이날 LG전서도 로맥은 2-2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1사 1,2루에서 상대 마무리 이상규의 131㎞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로 연결하며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6월 득점권에서 6타수 3안타 8타점을 기록했다. 이 정도면 중심타선 걱정은 이제 싹 덜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 경기 후 로맥은 "시즌 들어서 타격감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치기 좋은 공을 받느냐, 어려운 공을 받느냐의 차이였다"며 "요즘에는 치기 좋은 공을 많이 보고 있다. 다른 라인업도 자기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인 말대로 시즌 시작부터 타격감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건 홈런이나 타점이 잘 나오지 않았을 뿐이지, 볼넷 14개를 얻고, 삼진은 20개 밖에 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6월 들어서는 파워 넘치는 타격이 더욱 돋보이고 있다. 이날 2회초 선두타자로 나가서 친 솔로홈런은 잠실구장 좌측 폴 위를 지나 외야석 바깥으로 넘어가는 장외홈런이었다. TV 중계 카메라와 트랙맨, 심지어 KBO 기록원조차도 타구 낙하 방향을 잡지 못할 정도로 까마득하게 날아갔다. KBO 역사에서 홈런 비거리가 측정 불가 판정을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로맥은 지난 6일 문학구장에서도 삼성 라이온즈 선발 최채흥의 직구를 잡아당겨 좌월 장외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이 타구 역시 왼쪽 파울 폴 위쪽을 지나가는 대형 아치였다.
초여름 부활에 성공한 로맥은 이날 현재 타율 2할8푼4리, 5홈런, 18타점을 마크 중이다. 홈런과 타점 경쟁에서 다른 팀 외국인 타자들에 아직 많이 처져 있지만, 최근 '웜업'을 마친 만큼 본격적인 몰아치기가 기대된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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