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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혁의 이슈분석] 닉 미네라스 미스터리, 2가지 의문점과 SK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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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닉 미네라스를 영입했다. 자밀 워니에 이은 팀내 2번째 옵션 외국인 선수다.

언뜻 이 평범한 외국인 선수의 영입 때문에 나머지 9개 구단이 소위 화들짝 놀랐다.

지난 시즌 가장 연봉을 많이 받은 선수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자밀 워니는 45만 달러, 미네라스는 46만 달러를 받았다. KBL 현행 총액 규정은 2인 총액 70만달러가 상한선이다.

즉, 두 선수의 결합은 외국인 선수 연봉 샐러리에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SK는 2옵션으로 미네라스를 데려왔다. 워니는 45만1000달러(재계약 대상 외국인 선수는 지난 시즌 대비 연봉을 1불이라도 올려줘야 타팀 이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올려줌) 미네라스는 24만9000달러. 딱 70만 달러를 맞췄다.

합리적 의심이 많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옵션으로 미네라스는 매력이 많이 떨어진다. 삼성이 재계약을 포기한 이유다. 워니를 비롯해 LG 라렌, 모비스 숀 롱, DB 오누아쿠 등 각팀의 대표적 빅맨들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 팀들의 1옵션은 빅맨 센터다. 때문에 지난 시즌 삼성에서 1옵션으로 활약했던 미네라스의 인기와 가치는 떨어진다. 하지만, 2옵션에 24만9000달러의 연봉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유럽과 호주, 그리고 중국 농구 시장이 불안한 상황이다. 때문에 수준급 외국인 선수의 한국행이 어느 정도 이뤄질 공산은 높다. 상대적으로 한국의 코로나 대처 시스템은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빅맨을 45만 달러 안팎에서 잡은 뒤 2옵션을 25만 달러 안팎에서 영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물론 선수는 있지만, 구단과 감독의 입맛에 맞는 선수는 이 금액에 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미네라스의 경우, 모든 구단에서 탐을 낼 수 있는 상황이다. 지방의 2개 구단은 '미네라스가 2옵션으로 25만 달러 정도의 연봉을 받으면, 우리도 무조건 영입했을 것'이라고 했다.

SK는 이같은 상황을 예상한 듯, '미네라스의 SK 행'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일단 첫번재 의구심. '왜 미네라스가 콕 짚어서 SK를 택했나'라는 의문이다. SK는 '미네라스는 1살배기 아이가 있다. 코로나에서 상대적으로 안심할 수 있는 곳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한국 무대다. 현지 에이전트가 맥혼 인스트럭터에게 연락을 했고, 우리와 연결이 됐다'며 '9개 구단이 접촉이 없는 상태에서 미네라스가 맥혼 코치를 통해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연봉에 대한 얘기를 듣고도 오케이 사인을 냈다'고 설명했다.

그럼 여기에서 두번째 의구심이 든다. '시간을 두고 SK 뿐만 아니라 나머지 구단에도 30만 달러 안팎의 몸값으로 영입을 타진했으면 충분히 가능했다'는 점이다. 즉, 급하게 SK와 계약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타진했다면 좀 더 좋은 조건의 계약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 SK 측은 '미네라스가 연봉에 대해서는 그렇게 큰 미련이 없는 듯 보였다. 대신, 가족들의 비행기표 업그레이드, 주거환경 등 다른 조건들을 알아봐 달라고 했고, 우리 구단 입장에서는 들어주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또, 미네라스의 미국 현지 에이전트가 한국 에이전트를 두지 않고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맥혼 코치와 단독으로 연결됐고, 미네라스의 SK행이 다른 구단 접촉 없이 진행됐다는 설명.

또 다른 계약 조건에 관한 의구심도 있다. 하지만 SK 측은 "뒷돈은 정말 없다. 우리도 미네라스 영입에 대해서는 연봉이 맞지 않아서 포기하고 있던 상태였다. 그런데, 미네라스 측에서 그렇게 요구했고, 당연히 우리는 받아들였다. 우리도 왜 미네라스가 그런 선택을 했는 지 궁금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 미네라스 연봉에 대한 의심의 여론이 커지자 SK 측은 "KBL에서 조사를 받아도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 연봉은 플레이오프 인센티브도 포함된다. 단, 챔프전 인센티브는 구단의 재량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SK 측은 "통상적 수준이다. 챔프전 인센티브를 연봉 보존으로 과도한 책정을 하지 않았다. 22%의 세금도 미네라스 측에서 낸다"고 했다.

여전히 의문이 있지만, SK 측의 미네라스 영입에 대한 설명은 반박할 여지가 별로 없는 것도 사실이다.

미네라스 영입에 대한 비판 여론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외국인 선수 제도에 대한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 총액 70만달러의 조건을 두는 것은 이런 부작용을 발생시킨다. 끊임없는 뒷돈 의혹과 함께, 외국인 선수 영입의 옵션을 제한한다.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