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잇단 아쉬움을 단지 '운'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가 여전히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21일 인천 SK전에서 파열음이 났다. 갑작스러운 부상 변수 속에 준비했던 카드가 실패했고, 믿었던 마무리 투수가 무너지는 등 최악의 결과가 이어졌다. 단순히 한 경기만으로 치부하기엔 여러모로 타격이 커 보인다.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은 SK전 도중 피칭 뒤 넘어지는 과정에서 오른쪽 내전근(허벅지 안쪽 근육) 통증을 느꼈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부상 직후 더그아웃에서 마사지 치료를 받았으나,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했다. 진단 결과 부상이 확정될 경우, 롯데 선발 로테이션은 또다시 구멍이 생긴다. 앞서 롯데는 노경은이 훈련 중 타구에 손목을 맞아 한 달 동안 1군 무대에 서지 못했고, 2군에서 올라온 장원삼이 대체 선발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노경은 롱릴리프 타격도 득보다 실이 컸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SK전을 앞두고 노경은의 불펜 활용 구상을 밝혔다. 한시적인 조치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노경은은 샘슨의 부상 변수 속에 몸이 풀리지도 않은 채 마운드에 올랐고, 1⅓이닝 동안 3안타(1홈런) 1볼넷 4실점을 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노경은의 불펜 이동은 결국 향후 합류할 선발 로테이션의 연착륙 개념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부진한 결과를 받아들면서 향후 투구 밸런스 유지에도 영향을 끼치게 됐다.
김원중의 시즌 첫 패도 아쉬움이 남는다. 19일 사직 삼성전에서 1⅓이닝 동안 33개의 공을 던져 1점차 터프 세이브에 성공했던 김원중은 하루 휴식 뒤 이어진 SK전에서 볼넷과 끝내기 홈런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운이 따라주지 않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SK 타선의 집중력을 칭찬할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앞선 23경기 동안 세 번의 블론세이브에도 무패(2승10세이브)를 달렸던 김원중에게 이날 패배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우려는 가질 만하다.
허 감독은 최근 60경기 이후 변화를 예고하며 "어느 정도의 성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투수 운영이나 백업 선수를 기용하는 방식에서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가 이기고 있는 상황, 비기고 있는 상황, 지고 있는 상황에서의 투수 운용이 지금과는 조금 다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원삼의 선발 로테이션 유지와 노경은의 불펜 전환, 김원중 및 필승조의 적극적 활용 모두 이런 구상이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 그러나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 가운데 노림수는 점점 꼬여가는 형국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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