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년차가 된 직장인 A씨(34세, 남)는 최근 들어 배변활동 후에 오는 통증으로 고민이 많아졌다. '설마 치질일까?' 생각이 들었지만, 통증 부위를 검사받는 것에 대한 부담과 수술 후 통증이 워낙 악명 높기 때문에 선뜻 병원에 가지 못했다. 그러나 갈수록 배변 시 통증이 점점 심해졌으며, 어느 날부터는 변기에 묻어날 정도의 출혈도 보였다. 결국 A씨는 항문외과에 방문하였고, '치핵'을 진단 받았다.
치핵이란, 일반적으로 '치질'이라 불리는 질환의 의학적인 병명으로, 안에 있어야 할 '항문 쿠션 조직'이 부풀고, 튀어나온 상태를 말한다. 본래 항문 쿠션 조직은 우리가 대변을 볼 때, 대변 덩어리와 함께 밖으로 밀려 나왔다가 배변이 끝나면 다시 안으로 들어가면서 더 이상 대변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다양한 원인에 의해 항문 쿠션 조직이 정상 크기를 벗어나 혹처럼 커지면 항문 바깥으로 빠지는 '탈출'이나 그로 인한 '통증', '출혈' 증상이 나타난다.
변기에 오래 앉아서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 변비, 음주, 자극적인 음식, 흡연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는 경우, 혈액이 항문 주변으로 과도하게 쏠리면서 점막을 자극하게 되고, 이로 인해 항문 조직이 바깥으로 빠지기 쉽다. 이것이 반복되면 항문 조직의 탄력이 늘어져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힘을 회복하기 어려워진다.
이렇듯 항문 조직이 바깥으로 나와 있으면 배변 시 통증은 더욱 심해지게 된다. 그럼에도 이를 방치하게 되면 나중에는 치핵 조직이 손으로도 만져질 정도로 많이 나오다가, 평소에도 항문 밖으로 돌출되어 있는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때는 항문조직 괴사까지 될 수 있어 가급적 증상을 인지했을 때 바로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수술 후 통증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주저하다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된다. 과거에는 튀어나온 조직을 비정상적인 조직으로 여겨, 해당 부위를 모두 절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수술 방식이 매우 간단하여 수술 시간이 짧은 장점이 있지만, 극심한 통증과 수술 후 괄약근 힘이 약해지는 후유증이 따랐다.
이에 서울양병원 양형규 대표원장은 "최근에는 튀어나온 조직도 정상적으로 보는 게 의학계 정설로 받아들여져, 절제를 최소화하여 항문을 최대한 보존하는 '거상 고정식 점막하 절제술'로 수술 기법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수술은 항문 피부를 얇게 절개한 뒤, 그 안에 부풀어있는 항문 조직을 최소한으로 제거하고, 남은 조직을 항문 위쪽으로 올려 고정하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양 원장은 "과거 수술에 비해 까다롭지만, 항문 조직을 최소 절제하여 통증이 적다. 또한 최소 절제한 만큼, 최대로 보존되어 수술 후 합병증 위험이 줄어든다."고 조언했다.
수술에 앞서, 치핵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 배변을 원활하고 부드럽게 배출할수 있도록 물과 과일 및 채소 등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변을 볼 때 스마트폰이나 책을 보면서 배변 시간을 5분 이상 늘리는 것은 피하고, 과도하게 힘을 주는 습관도 금물이다. 특히 오래 앉아있는 사무직군이나 장시간 운전하는 직업이라면, 수시로 항문을 조여주는 운동을 하도록 한다. <스포츠조선 clinic@sportschso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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