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나에게도 이런 경기가 오는구나 생각했죠."
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전날 극적인 끝내기 홈런에 미소지었다.
롯데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정 훈의 9회말 극적인 끝내기 3점 홈런에 힘입어 11대9로 이겼다. 롯데는 이날 우천 중단 포함, 5시간 6분의 혈투를 펼쳤다. 8-9로 뒤진 9회초 1사 후 비로 경기가 중단. 1시간 13분이 지나서야 경기를 경기를 재개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롯데는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했다. 9회말 2사 1,2루에서 정 훈이 원종현을 상대로 좌월 3점 홈런을 쳐 경기를 뒤집었다.
허 감독은 29일 부산 NC전에 앞서 "코치를 했을 때는 몇 번 그런 경기가 있었다. 감독을 할 때 이런 경기가 나에게도 오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 잘 하다가 안 좋다가 결국 이겨서 좋았다"고 되돌아봤다.
선수들은 우천 중단에도 의욕을 보였다. 허 감독은 "선수들이 그렇게 힘을 합쳐서 할 줄 몰랐다. 주장과 고참들이 할 수 있다고 하더라. 공수 교대가 됐을 때,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가더라. '삼진을 먹더라도 주자가 나가면 된다'고 하고,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라고 하더라. 또 정 훈이 끝냈을 때 모든 선수들이 박수 치고 호응해주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 훈은 이날 프로 데뷔 후 첫 끝내기 홈런을 날렸다. 팀을 구하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허 감독은 "어린 선수가 아니다 보니 캠프에서부터 여러 대화를 주고 받았다. 자기 만의 폼이 있어서 존중도 해주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 준비 과정이 좋다. 시즌일 치르다 보면 슬럼프를 짧게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 정 훈은 잘했다고 해서 놓고 있는 게 아니고, 다음 준비 과정이 좋다. 정 훈뿐 아니라 선수들에게 그런 게 스며드는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부산=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