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 이강철 감독의 시즌 전 계획이 지켜지지 않게 됐다. 고졸 신인 소형준에게 부여했던 한계 투구 이닝 120이닝을 넘길 수밖에 없게 됐다. 그가 잘 던져서 생긴 일이다.
이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소형준을 5선발로 낙점하면서 고졸 신인이 풀타임을 뛰기 쉽지 않다는 생각에 투구 이닝을 120이닝 정도로 제한을 했다. 될 수 있으면 120이닝 정도만 던지도록 할 생각이었다. 무리시키지 않기 위한 조치였다.
그런데 소형준은 1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까지 14경기에 등판해 75⅔이닝을 소화했다. KT는 이날까지 80경기를 소화해 이제 64경기를 남겼다. 소형준이 로테이션을 문제없이 소화한다면 10∼11경기 정도 더 등판하게 된다. 게임당 5이닝씩만 던져도 50이닝이 넘어 이 감독이 생각했던 120이닝을 넘어가게 된다.
이 감독은 "지금 우리 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카드는 데스파이네와 소형준이다"라면서 "소형준을 일부러 빼거나 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형준을 시즌 끝까지 정상 로테이션을 돌리겠다는 뜻이다.
소형준은 지난 6월 말∼7월 초에 2주 정도의 휴식기를 가졌다. 시즌 초반 좋은 피칭을 하다가 부진을 거듭하자 체력적, 정신적 회복을 위한 시간을 준 것.
소형준은 그 사이 새롭게 컷패스트볼을 익혀 복귀후 4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했고, 16일 두산전서도 5이닝 1실점의 호투를 했다. 복귀 후 5경기 평균자책점은 1.52로 매우 좋다. 윌리엄 쿠에바스와 배제성이 기대만큼의 피칭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형준이 사실상 팀 선발진을 이끌고 있는 모습이다. 소형준은 16일 두산전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시즌 7승째를 챙겼다. 10승을 거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 이어 팀내 다승 2위다. 5승에 그친 윌리엄 쿠에바스보다도 승리가 더 많다. 이 감독이 믿음을 줄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소형준이 새 구종을 익히고 그것이 실전에서 통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올라와 있다"면서 "현재로선 소형준을 계속 로테이션에 둘 계획이다"라고 했다. 120이닝을 넘기는 것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시즌 막판에 필요한 상황이 되면 120이닝을 넘길 수 있다고 소형준에게 말을 해뒀다"라면서 "팀 사정에 여유가 없다. 휴식을 주더라도 지난번처럼 길게 줄 수는 없다. 컨디션이 떨어질 경우 등판을 한번 정도 거르게 할 생각이다. 잘 체크하면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졸 신인으로는 2006년 류현진 이후 14년만에 두자릿수 승리를 노리는 소형준이 팀을 5강에 올려놓으며 신인왕까지 거머쥘까. 시즌 후반 체력적인 부담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관건이 될 듯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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