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LG 트윈스 이형종이 '아빠'가 됐다. 아직도 종종 스포츠 채널에서 서울고 이형종이 전국 대회에서 왈칵 눈물을 쏟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제는 한 가장의 가장으로 또 아버지로 진짜 어른이 됐다.
야구 없는 월요일인 지난 17일 아들이 태어났고, 이형종은 이튿날인 18일 하루만 쉬면서 아내와 아들 곁을 지켰다. 올해부터 KBO리그에 경조사 휴가가 도입돼서 출산을 한 선수는 최대 3일까지 출산 휴가를 쓸 수 있다. 하지만 이형종은 굳이 휴가를 정식 신청하지 않았고, 팀의 배려로 17일 딱 하루만 야구장에 나오지 않았다.
이형종이 아빠가 됐다는 소식을 들은 류중일 감독은 파안대소하며 기뻐했다. 지난 겨울 큰 아들을 장가보낸 류 감독은 아들같은 선수들의 결혼, 출산 소식을 접할 때마다 진심으로 축하를 건넨다. "좋은 일이 있으니 형종이가 더 잘해줄 것 같은 예감이 든다"는 류중일 감독은 "나도 어릴 때 결혼해서 와이프가 임신했다는 소리 들었을때 기분이 되게 좋더라. 애기가 태어났을 때도 참 좋았다"면서 이형종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류 감독은 "축하하지만, 이제 먹여 살려야 한다는 덕담을 했다. 입이 하나 더 늘어난 것 아니냐. 식구가 딸렸으니까 야구 열심히 해서 돈 많이 벌어야 한다"며 껄껄 웃었다.
이형종도 다소 쑥스럽지만 즐거운 표정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원래 출산 예정일보다 당겨서 수술을 했는데, 일부러 야구 없는 월요일과 사주에 맞춰 17일 출산을 택했다"는 이형종은 "기분이 좋다. 더 열심히 해야 하고, 잘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겨서 좋다"며 활짝 웃었다. 또 "사실 아기가 저를 안닮길 바랐는데 닮은 것 같아 걱정"이라며 농담도 했다.
'좋은 일이 생겼으니 야구도 더 잘 풀릴 것 같다'는 격려에 이형종은 진중했다. 이형종은 "야구라는 게 기분 좋다고 해서 무조건 잘되는 게 아니고, 안좋다고 해서 무조건 안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이럴 때 더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순위권 경쟁 중 아닌가. 며칠 더 쉴 수도 있지만 이정도가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경기도 많이 못나갔기 때문에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빨리 돌아왔다"고 했다.
개막 직전 당한 부상으로 시즌 초반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각오가 남다른 이형종이다. 류중일 감독의 바람대로 '분유 버프'가 그에게도 해당이 될까. 이형종은 19일 경기에서 기다렸다는듯 역전 적시타를 쳐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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