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2020시즌은 지독하게 안 풀린다. 키움 히어로즈 거포 박병호가 이번에는 손등 미세 골절로 이탈했다.
키움에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늘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손 혁 키움 감독도 사전 인터뷰에서 한숨을 푹 내쉴 수밖에 없다. 선발 투수 3명(에릭 요키시, 최원태, 이승호)이 부상으로 빠진 데다가 팀의 중심 타자로 활약해온 박병호가 26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당초 큰 부상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휴식이 길어졌고 결국 CT 촬영 결과 왼 약지 아래 손등 부분 미세 골절 진단을 받았다. 반깁스를 한 박병호는 3주 정도를 쉬어야 한다. 어쩌면 1군에서 자리 잡기 시작한 이후 최악의 시즌이 될 수 있다.
박병호는 검증된 홈런 타자다. 지난 시즌 공인구 반발력 저하에도 유일하게 30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33홈런을 쳐 2위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을 제치고, 4년 만에 홈런왕 타이틀을 되찾았다. 2012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2016~2017년 메이저리그 도전) 6시즌 연속 30홈런 이상을 기록 중이다. 이미 이승엽(은퇴)에 이어 두 번째로 7시즌 연속 20홈런 대기록을 달성했다. 내년에도 기록을 이어간다면, 최초로 8시즌 연속 20홈런 타자가 된다.
그러나 올 시즌 이상하게 안 풀린다. 홈런 생산 능력은 여전하다. 박병호는 83경기에서 20홈런을 때려냈다. 현재 홈런 부문 공동 6위에 올라있다. 반면 타율에선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56명 중 55위에 머물러있다. 삼진은 102개로 리그 불명예 2위. 원래 삼진이 적은 타자는 아니지만, 타율이 같이 떨어지면서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 하락)'가 아니냐는 우려 섞이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키움 코치진의 믿음은 여전하다. 박병호는 새 시즌을 앞두고 더 좋은 성적을 위해 레그킥에 변화를 줬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원래의 타격폼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시즌을 치르면서 컨택트 능력이 좋아졌다. 강병식 타격 코치 역시 "아직 몸이 건강하고 본인이 관리를 잘한다. 페이스가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노쇠화나 부상 여파로 인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홈런포도 꾸준히 나왔다. 특히 최근 10경기에 3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감을 찾은 상황. 하지만 이번에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1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7회초 배재환의 공에 왼 손등을 맞았다. 공을 세게 맞았고, 박병호가 곧바로 더그아웃으로 향할 정도. 당초 검진 결과 타박상이라고 했지만, 부기가 빠지지 않아 재검진을 받았고 미세 골절이 발견됐다. 무려 3주를 쉬어야 한다. 타선의 무게감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7시즌 연속 30홈런이라는 대기록도 불투명해졌다. 이 역시 이승엽만이 가지고 있는 기록이다. 10홈런을 더 쳐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복귀 시점이 불투명해 기록 달성에도 물음표가 달린다. 그사이 나성범(NC·25홈런), 최 정(SK 와이번스·22홈런) 등 국내 경쟁자들은 앞서 가고 있다. 팀 후배 김하성도 20홈런으로 타이를 이뤘다.
건강하게 복귀하는 게 최우선이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에도 고질적인 손목 부상으로 쉬어간 적이 있다. 두 차례 주사 치료를 병행하면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포스트시즌에선 극적인 홈런도 때려냈다. 시즌 막판 키움의 공격력이 살아나기 위해선 박병호가 필요하다.
수원=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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