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사실 곧 셋째가 태어나는데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게 마음에 많이 걸린다."
기다리던 만루 홈런. 타격 부진으로 마음이 쓰이던 브랜든 반즈의 손에서 터졌다. 한화 이글스는 23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서 올 시즌 첫 만루 홈런을 맛 봤다. 주인공은 반즈였다. 1회말 두산 선발 투수 김민규를 상대로 무사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선 4번타자 반즈는 슬라이더를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으로 연결했다. 홈런을 앞세워 초반부터 리드를 잡은 한화는 마지막까지 5대4 리드를 지키며 3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7월 제라드 호잉의 대체 선수로 한화에 합류한 반즈는 부진한 팀 성적 속에 좀처럼 좋은 타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할 초반대 타율 뿐 아니라 장타율도 0.325에 불과하고, 중심 타자로서 기대했던 파워가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누구보다 답답한 것은 자신이었다. 반즈는 경기가 끝난 후 다른 동료들과 함께 특타를 자청할 정도로 열심히 훈련하며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런 상황에서 터진 만루 홈런이 누구보다 기쁠 수밖에 없다.
23일 경기 후 만난 반즈는 "초구 슬라이더가 들어와서 2구도 슬라이더를 예상했는데 잘 받아친 것 같다. 홈런을 쳐서 기쁘다. 부진이 길었기 때문에 경기전에는 실내 타격장에서 연습을 많이 했는데 작은 성과가 나온 것 같아서 좋다"며 웃었다. 사실 심리적인 요인도 작용했다. 반즈는 현재 가족들과 떨어져있다. 미국에 머물고있는 아내는 곧 셋째 출산을 앞두고 있다. 낯선 한국에서의 적응 시간이 조금 더 외로웠던 이유다. 반즈는 "이틀 후에 미국에서 셋째가 태어난다. 중요한 상황에서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다. 많은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최대한 릴렉스 하게 집중하면서 잘 치자고 주문을 걸었다"고 이야기했다. 괜찮다고는 하지만 아내의 출산 걱정을 지우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팀이 자신에게 바라는 기대치와 현실적 타격 부진을 반즈 자신도 잘 알고 있다. 반즈는 "부진이 길다보니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아직까지는 상대 투수에 대해 모든 파악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많은 공부를 하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 또 한화에서 뛰는 어린 선수들이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도와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한국 야구팬들이 열성적이라고 들었는데, 팬들이 없어서(무관중) 많이 아쉽다. 하루 빨리 야구장에서 팬들의 함성과 응원을 받고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반즈는 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내가 거기에서 함께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다.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니 이해해줄 거라 생각한다. 많이 사랑하고, 많이 보고싶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대전=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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