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KBO리그 포스트시즌의 첫 서막은 외국인 투수들이 만들어낸 '명품 투수전'이었다.
류중일 LG 감독과 김창현 키움 감독대행은 지난 1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예고됐던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와 제이크 브리검 카드를 우천취소에도 불구하고 2차전에 내밀었다.
켈리와 브리검은 정규시즌 후반기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켈리는 7월까지 15경기에 선발등판, 4승6패로 부진했다. 그러나 8월 4승1패, 9월 3승으로 에이스 면모를 되찾았다. 특히 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또 다른 외인 투수 타일러 윌슨이 지난달 4일 수원KT전 도중 오른쪽 팔꿈치 이상을 느껴 전력에서 이탈했다. 하지만 켈리는 무거운 어깨를 이끌고도 10월 4승을 올리며 팀을 4위로 이끌었다.
브리검은 시즌 초반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7월에 복귀한 뒤 꾸준함을 보였다. 7월 관리를 받아 2경기에 선발출전했고, 8월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 에릭 요키시가 에이스 역할을 했기 때문에 브리검은 다소 부담을 가지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부터는 포스트시즌을 대비한 모습이었다. 선발로 나왔지만, 1이닝밖에 소화하지 않았다.
올 시즌 비슷한 사이클을 보인 켈리와 브리검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명품 투수전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감돌게 만들었다.
먼저 실점한 건 브리검이었다. 0-0으로 맞선 1회 말 2사 후 채은성에게 선제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채은성은 브리검의 2구 가운데 몰린 실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큼직한 타구였다.
하지만 브리검은 2회부터 6회까지 안정된 제구력을 앞세워 1안타만 허용하면서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브리검은 6회 초 2사 1, 3루 상황에서 LG의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포효하기도. 무엇보다 LG 타자들의 적극적인 타격 작전을 이용해 투구수 관리에도 성공했다.
켈리는 1-0으로 앞선 4회 초 동점을 허용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서건창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고, 후속 이정후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으면서 1실점하고 말았다. 그러나 실점 상황을 제외하곤 켈리의 투구 내용은 굉장히 안정적이었다. 특히 주무기인 커브를 21개를 던져 키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아 무려 10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2회 초 세 타자를 모조리 삼진으로 처리한데 이어 3회 선두 이지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4타자 연속 탈삼진 행진을 벌이기도.
6회까지 양팀 선발에 꽁꽁 막혔던 승부의 추는 7회 초 키움 쪽으로 살짝 기울어졌다. 켈리가 박병호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것. 박병호는 켈리의 높게 몰린 변화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그러나 마운드에서 먼저 내려간 건 브리검이었다. 2-1로 앞선 7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지환과 김민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1, 2루 상황에서 안우진과 교체됐다. 이후 안우진은 후속 유강남에게 몸에 맞는 볼로 만루를 허용했고, 대타 박용택을 삼진으로 도려세웠지만 홍창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이후 켈리도 2-2로 맞선 8회 초부터는 정우영에게 마운드를 넘겨주고 교체됐다. 켈리는 7이닝 3안타(1홈런) 1볼넷 10탈삼진 2실점, 브리검은 6⅓이닝 4안타(1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켈리와 브리검의 선발 맞대결은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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