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은퇴는 시즌 중에 결정했다. 현역 연장을 고민한 적은 없다. 그런데 막상 이야기하기 어렵더라."
LG 트윈스 정근우가 데뷔 16년만에 그라운드를 떠난다.
정근우는 8일 전화인터뷰에서 "7일 (차명석)단장님을 만나 은퇴 의사를 전했다. 단장님께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LG구단과 LG팬들께 큰 빚을 진 것 같다. 좋은 활약을 못해 죄송스런 마음이다. SK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 또 LG트윈스를 거치면서 팬들께 참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이대호 김태균 오승환 등과 더불어 '82년생 황금세대'의 일원이자 SK 와이번스 왕조의 중심이었다.
부산고-고려대를 졸업한 정근우는 2005년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SK에 입단했다. KBO리그 끝내기 안타 부문 1위(16개)인 승부사다. SK 왕조의 주역으로 맹활약한 뒤, 2014년 한화와 FA 계약을 맺고 팀을 옮겼다. 이후 2020년 2차 드래프트에서 LG트윈스로 이적했다.
프로 통산 1747경기에 출전, 골든글러브 3회(2006 2009 2013) 득점 1위 2회(2009 2016)의 영광을 누렸다. 통산 타율 3할2리, 1877안타 121홈런 722타점 371도루를 기록했다. 국가대표로의 활약상도 빛난다. 동갑내기 친구들과 함께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우승 등에 기여했다.
"사실 시즌 중간에 은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현역 연장을 고민한 적은 없다. 그런데 (박)용택이 형 은퇴투어를 한창 할 때였다. 이야기하기 어려웠다. 또 시즌 막판에 소속팀이 순위싸움을 하고, 포스트시즌까지 올라갔는데 내가 은퇴 얘기를 꺼내 팀 분위기를 흐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준플레이오프가 끝난 뒤에 바로 말씀드렸다."
정근우는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를 떠나 LG 유니폼을 입었다. 2루수 자리에서 정주현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지만, 72경기 출전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은퇴를 결심한 이유다.
정근우는 '은퇴 이후 진로'를 묻는 질문에 "그간 너무 달리기만 했다. 좀 쉬면서 천천히 알아보려고 한다. 이젠 급하지 않으니까"라며 웃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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