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전북 현대 사령탑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 출신)이 떠나기 전 '전주성'에 '더블'(단일시즌 2개대회 우승)을 선물했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20년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이승기의 멀티골로 2대1 역전승하며 1~2차전 합계 1승1무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지난 1일 K리그1 최종전을 통해 울산을 승점 3점차로 제치고 우승한 전북은 이로써 구단 역사상 최초로 '더블'을 달성했다. 더블은 전북을 지금의 리딩클럽 반열로 올려놓은 최강희 전 감독(현 상하이 선화 사령탑)도 이루지 못한 큰 업적이다.
최 감독 시절 전북은 K리그 우승을 밥 먹듯이 했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까지 제패했지만, 유독 FA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3년 FA컵 결승에 올랐지만 당시 황선홍 감독이 이끌던 포항 스틸러스에 우승을 내줬다. 전북의 종전 FA컵 정상은 2005년이었다.
2018년 11월, 최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물려받은 모라이스 감독이 그 숙원을 풀었다. 두 시즌 연속 K리그 역전 우승과 더불어 올해 FA컵까지 차지하며 '잊지 못할 2년'을 보냈다.
포르투갈 출신으로 '명장' 조제 무리뉴 현 토트넘 홋스퍼 감독의 수석코치를 맡았던 모라이스 감독은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한 포르투갈 매체와 인터뷰에서 "전북을 떠난다"고 말했다. 모라이스 감독의 주가는 치솟았다. 그는 전북 구단에 온 후 지금까지 총 3개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중국과 중동의 빅클럽들이 그를 모셔가려고 혈안이 돼 있다고 한다.
이날이 전주성에서 팬들을 만나는 마지막 날이었던 셈. 그런 이유 때문인지, 모라이스 감독은 평소보다 더 열정적으로 지휘했다. 벤치 앞 '기술지역'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판정에 항의했다. 후반 8분과 26분 이승기의 연속골 상황에서 동료 코치들과 얼싸안은 채 포효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무색무취한 전술' '부족한 선수단 장악력' 등으로 인해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잡아야 할 경기를 잡는 집중력을 선수단에 심었다. 올시즌 K리그 울산전 3전 전승이 대표적인 예다.
또 클럽하우스 내 인터뷰실을 미팅실로 용도를 바꿔 선수들과 자주 일대일 면담을 진행했다. 선수들과 코치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열린 리더십으로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올해 '영혼까지 끌어모은' 선수 영입으로 우승에 도전했던 울산은 전북의 벽 앞에서 두 번 연속 고개를 떨궜다. 전주 서포터스석에는 전북 팬들이 제작한 '울산의 최다준우승을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의 대항마라고 할 수 있는 울산과 K리그와 FA컵에서 치열한 경쟁을 했다. 상대팀 울산이 최선을 다해준 덕에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고맙다"고 말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향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아직 정해진 건 없다. 구단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계약기간이)12월까지다. 시간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전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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