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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팀에 끼치는 영향 크다" 선발 계산, 핵심은 외국인 원투펀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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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시리즈 결과는 결국 국내 선발 투수들이 좌우한다?

드디어 한국시리즈가 시작됐다. 정규 시즌 우승팀 NC 다이노스와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동시에 도전자 입장으로 한국시리즈 무대에 돌아온 두산 베어스가 17일부터 왕관을 둔 혈투를 펼친다. NC는 7전4선승제로 펼쳐지는 한국시리즈에서 4명의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다. 정규 시즌에서도 3~4명의 고정 선발과 나머지 유망주 투수들로 릴레이 5선발 오디션을 펼쳤던 NC는 드류 루친스키와 마이크 라이트 그리고 구창모, 송명기가 포함됐다. 올해 정규 시즌 부진했고 두산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좋지 않았던 이재학은 한국시리즈 엔트리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NC 이동욱 감독은 한국시리즈 투수 파트 '키플레이어'로 구창모를 꼽았다. 이동욱 감독은 "2명의 외국인 투수 외에 국내 선발이기 때문에 구창모가 호투를 보여준다면 팀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고 했고, 두산 김태형 감독 역시 '키플레이어'로 최원준을 택했다. 그만큼 양팀 모두 국내 선발 투수들에게 거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NC는 루친스키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다. 하지만 막판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던 라이트의 컨디션에 대한 걱정도 있다. 몸 상태에 큰 문제는 없어서 등판은 예정대로 치를 수 있지만, 라이트가 무너진다는 최악의 가정을 했을 경우에는 시리즈 운용이 힘들어질 수 있다. 결국 구창모와 송명기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 투수들의 투구가 중요한데, 송명기는 데뷔 후 포스트시즌을 한 경기도 뛰어보지 못했다. 첫 무대가 바로 한국시리즈 경기다. NC 입장에서 최고의 시나리오는 1~3차전에서 여유있게 승수를 벌어놓은 상태에서 송명기가 등판하고, 이후 불펜 운용을 여유있게 가져가면서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잡는 게 이상적이다. 그러나 '영건' 송명기에게 부담을 지울 수 없기 때문에, 결국 구창모가 제 몫을 해줘야 모든 변수가 사라진다.

구창모의 컨디션과 경기 감각이 NC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 7월말 팔꿈치 부상으로 예상보다 전력 이탈 기간이 길었던 구창모는 10월말 1군에 복귀했다. 복귀 후 첫 경기는 불펜으로 나왔고, 10월 3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NC는 현재 구창모의 몸 상태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착실히 투구 일정을 소화했다고 이야기했다. 재활 이후 컨디션을 끌어올린만큼 첫 한국시리즈 선발이라는 중압감을 잘 이겨내는 게 중요하다. 구창모는 그동안 여러 차례 포스트시즌 등판 경험을 쌓았다. 2016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2차례 등판했었다. 하지만 구창모의 포스트시즌 등판은 모두 불펜이었다. 선발 등판은 처음이다. 좌타자가 많은 두산 타선을 압박해 구창모가 등판한 경기에서 NC가 승리를 따내면, 시리즈를 수월하게 풀 수 있다.

두산도 마찬가지다. 1~2차전 출격 예정인 라울 알칸타라, 크리스 플렉센은 검증이 끝난 선수들이다. 기준선 이상의 호투를 기대해볼 수 있다. 두산도 최원준, 유희관 등 국내 선발 요원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2선승제였기 때문에 외국인 투수 2명으로 끝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3선승제라 최원준까지 3명의 선발로 시리즈를 꾸렸다. 하지만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은 최원준, 유희관이 조기 강판 되며 2경기를 불펜 총력전으로 운영해야 했다.한국시리즈는 4선승제로 호흡이 더 길기 때문에 최소 3명 이상의 선발 투수들이 5이닝 이상은 끌어줘야 계산이 선다. 김태형 감독이 '키플레이어'로 최원준을 택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플레이오프에서의 투구 내용은 긴장감 때문인지 상대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지만, 최원준이 3차전에 나와 자신의 몫을 해준다면 두산의 카드는 더 다양해질 수 있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