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만약 페르난데스가 만루에서 희생플라이만 기록했어도 승부는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너무나 치명적인 병살이었다.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고개를 숙였다. NC 다이노스와의 맞대결에서 3대5로 석패했다. 따라붙는듯 싶었으나 초반 실점을 끝내 이기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5회초다. 두산은 앞선 4회말 3실점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었다. 1사 1,2루에서 선발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NC 8번 타자 애런 알테어에게 던진 137km 포크볼을 통타 당했고, 두산은 3점 홈런을 허용했다. 0-1과 0-4라는 스코어 차이가 주는 무게감은 상당했다.
분위기가 NC쪽으로 기우는듯 싶었을 때, 두산이 5회초 드류 루친스키를 흔들면서 찬스를 만들었다. 박세혁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고, 1아웃 후 정수빈의 2루타가 터졌다. 1사 2,3루에서 박건우 타석에 NC 3루수 박석민의 땅볼 포구 실책이 겹치면서 두산이 마침내 첫 득점을 올렸다. 실점 이후 득점. 결코 나쁘지 않은 흐름이었다.
그리고 최주환이 볼넷을 골라 나가며 1사 만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다음 타자는 3번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안타 1개면 주자 2명이 들어와 NC를 3-4, 턱 밑까지 압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루친스키를 상대한 페르난데스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봤고, 2구째를 받아쳤다. 하지만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도 못했다. 땅볼로 투수 루친스키의 글러브 속에 들어갔고 타구를 처리한 루친스키는 침착하게 홈을 지키던 포수 양의지에게 던졌다. 1아웃. 이어 양의지가 1루수 강진성에게 정확한 송구를 하면서 타자 주자 페르난데스까지 잡아냈다. 순식간에 더블아웃. 두산은 결국 1사 만루에서 단 1점도 뽑지 못하고 허무하게 물러났다. 열광하던 3루측 두산 원정팬 응원석은 삽시간에 찬물을 끼얹은듯 싸늘해졌다.
두산은 경기 중반 이후 추가점을 마련하며 NC를 뒤쫓았지만 끝내 열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5회 찬스에서 단 1점만 더 뽑았다면 경기 흐름은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통한의 병살타다.
페르난데스의 '콜드플레이'는 7회에 또 나왔다. 추격의 불씨를 살리던 1점 차 1사 1루 찬스에서 좌투수 임정호를 상대로 또다시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에 그쳤다. 두번 모두 2구째 승부. 평소 빠른 카운트에서 공격적으로 승부하는 그의 성향을 이용한 NC 배터리의 완승이었다. 페르난데스는 고개를 숙였고 두산 벤치는 탄식했지만, 결과를 돌릴 방법은 없었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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