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토트넘 6년차 손흥민(29)에 대한 평가가 분명히 달라졌다. 그는 최근 리즈전(3대0 토트넘 승)에서 토트넘 개인 통산 100호골을 달성했다. 2015년 여름, 이적해온 후 6시즌 만에 이룬 금자탑이다. 한 클럽에서 장시간 꾸준한 활약을 하지 않고선 도달하기 힘든게 통산 100골이다. 이제 손흥민을 평가할 때 '월드클래스'라는 수식어가 자주 따라붙는다.
손흥민의 이런 변화는 수치를 통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공격수인 만큼 그의 달라진 공격 지표를 살펴보면 된다.
이번 2020~2021시즌 손흥민의 공격 지표는 EPL 최상위 톱 수준에 도달해 있다. 공격수 제1의 지표인 득점에서 12골로 리버풀 살라(13골)에 이은 2위다. 손흥민은 PK골은 단 하나도 없다. 리그 16경기에 출전한 손흥민은 90분당 0.8골을 기록 중이다.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고, 또 부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손흥민은 이번 시즌 난생 처음 정규리그 20골 고지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리그 22경기가 더 남았다. 페널티킥 1번 키커가 아니라 불리한 측면이 있지만 EPL 득점왕 경쟁도 충분하다. '영혼의 파트너' 해리 케인(토트넘)이 손흥민에게 환상적인 도움을 계속 찔러 주고 있다. '손-케 듀오'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13골을 합작했다.
손흥민의 현재 시즌 최다골은 지난 2016~2017시즌 기록한 14골이다. 3골을 추가하면 커리어 하이 시즌을 새로 쓰게 된다. 손흥민은 이미 5시즌 연속 리그 두자릿수 득점을 달성했고, 순항 중이다.
도움 지표도 순조롭다. 이번 시즌 리그 5도움이다. EPL 최고 단짝인 케인이 건재해 손흥민의 도움 페이스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의 한 시즌 최다 도움은 2019~2020시즌의 10도움이었다.
유럽 전문가들이 '쏘니'의 발전상 중 가장 주목하는 건 '슈팅의 정확도'다. 손흥민은 '우승 제조기' 조제 무리뉴 감독(토트넘)을 만나 슈팅의 빈도는 줄었지만 정확도를 높게 끌어올렸다. 집중력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이번 시즌 슈팅 정확도는 61%다. EPL 홈페이지 통계 자료를 보면 손흥민은 이번 시즌 총 28개의 슈팅을 했고, 그중 유효슈팅은 17개였다. 유효슈팅 17개 중 12개가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손흥민의 슈팅 정확도는 50%를 넘지 못했다. 최저 34%(2015~2016시즌)에서 종전 최고 47%(2019~2020시즌)에 머물렀다. 현재 손흥민의 EPL 정규리그 평균 슈팅 정확도는 43%다. 그랬던 슈팅 정확도가 이번 시즌에 들어 일취월장했다. 이번 시즌 '큰 실수(좋은 득점 찬스를 놓친 것)'는 4번 했다. 이 지표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아직 시즌 중이라 손흥민에 대한 평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공격 지표를 다른 기존 월드클래스 레벨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흥민은 밀리지 않는다. 득점 선두 살라는 13골에 슈팅 정확도는 50%다. 살라는 이미 두차례 EPL 득점왕에 올랐다. 11골의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유)는 11골에 43%다. 두번 리그 최다골에 오른 케인은 이번 시즌 10골에 슈팅 정확도 38%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손흥민의 시즌별 공격 지표들(EPL 홈페이지 기준)
시즌=골=PK골=슈팅정확도(%)=도움=큰 실수
15~16=4=0=34=1=3
16~17=14=0=41=6=5
17~18=12=0=44=6=8
18~19=12=0=39=6=5
19~20=11=0=47=10=6
20~21(진행중)=12=0=61=5=4
계=65=0=43=3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