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예상대로다.
흥국생명이 독주하고 있다. 시즌 초반 심적 부담감을 떨쳐내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외국인 공격수 루시아의 교체, 팀 내 불화, 이재영-이다영의 코로나 19 의심 증상 등 많은 변수를 견뎌내면서 14연승 가도를 달렸다. '배구여제' 김연경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여자부 역대 통산 최다 연승 타이를 기록했다.
하지만 배구 팬들은 흥국생명의 모터에 어느 팀이 브레이크를 걸어줄 지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대항마는 GS칼텍스밖에 없다. GS칼텍스는 컵 대회부터 '흥벤져스'를 막아낼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됐다. 결승전에서 증명됐다. GS칼텍스는 김연경 이재영 등 주전들이 총출동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대0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후 GS칼텍스는 챔피언결정전 못지 않은 정규시즌 1~2라운드에서 나란히 흥국생명에 패했지만, 3라운드에선 원정임에도 불구하고 세트스코어 3대2로 승리를 거뒀다. 흥국생명의 15연승을 저지했다.
GS칼텍스는 지난 10일 한국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3대0 셧아웃 승리를 거두고 11승6패(승점 31)를 기록, 흥국생명과의 격차를 7점으로 줄였다. 이날 경기에서 눈에 띈 점은 GS칼텍스의 뒷심이었다. 3세트를 제외하고 1세트와 2세트를 모두 뒤진 상황에서 뒤집어 체력도 아끼고, 승점 3을 얻어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강력한 뒷심을 발휘할 수 있었던 건 권민지 덕분이었다. 권민지는 1세트 11-13으로 뒤진 상황에서 문명화와 교체투입돼 11-14로 뒤진 상황에서 분위기를 바꾸는 블로킹을 잡아냈다. 전새얀의 오픈 공격을 막아냈다. 이어 두 차례 블로킹 어시스트로 반격의 동력이 됐다.
2세트에서도 전위에서 제 몫을 다했다. 이원정과의 A속공은 상대 센터 배유나에게 막혔지만, 블로킹에서 힘을 냈다. 러츠-이소영-강소휘의 공격이 살아나는데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했다. 권민지의 재능은 3세트에서 제대로 발휘됐다. 블로킹을 홀로 4개나 잡아냈다. 여기에 오픈 공격도 두 차례 성공시켜 3세트에서 6득점으로 이소영과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권민지는 이제 만 스무살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팀이 어려울 때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GS칼택스가 흥국생명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는 '특급조커' 카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