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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굳이 '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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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차원의 야구장 건립은 이야기가 다르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자금이 투여됐고, 건립도 척척 이뤄졌다. 삼성그룹(삼성 라이온즈·대구 라이온즈파크), 현대자동차그룹(KIA 타이거즈·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NC소프트(NC 다이노스·창원NC파크) 모두 소유 구단의 필요성, 지역 사회 공헌 차원에서 건립을 추진해 약속을 지켰다. 정용진 부회장이 주도한 '톱 다운 방식'으로 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의 돔구장 건립 추진 의지도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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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와이번스 인수 MOU에서 표방한 '즐기는 야구로의 전환'에 답이 있다. 야구장이라는 공간에 신세계그룹 내 산재한 유통, 쇼핑, 식음료 프랜차이즈를 하나로 끌어모아 수익률을 극대화하겠다는 것. 미국, 일본 등 이미 많은 돔구장이 같은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돔구장 건립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야구 외 산업 유치'가 필수요소로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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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은 '야구장을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바꿔 야구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의 서비스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신세계가 보는 돔구장은 '야구를 위한 경기장'이 아닌 '야구장이 더해진 또 하나의 스타필드'인 셈이다.
때문에 신세계그룹의 돔구장 청사진을 단순히 '공수표'나 '장밋빛 그림'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돔구장 건립 시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넘어 야구-공연-콘서트-국제행사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끌어모으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스타필드 청라'를 건설 중이다. 일각에선 이곳에 돔구장이 건립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의 발표 뒤 계양, 송도 등 인천 지역 부동산업계를 중심으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문제는 돔구장을 과연 계획대로 지을 수 있느냐다. 부지 매입과 선정, 건립 등 다양한 과제 속에서 지역 사회, 정치권의 목소리가 다양하게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역상권 황폐화', '교통대란', '환경파괴' 등 네거티브 요소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신세계그룹이 원했던 그림과는 다른 방향으로 논의가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앞서 건립된 고척돔의 예만 봐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돔구장 건립이 이뤄져도 신세계그룹의 생각대로 활용될지 불투명하다. 돔구장을 건립해 소유할 수는 있지만, 현행법상 비업무용부동산으로 분류돼 중과세를 피할 수 없다. 때문에 실제 건립하더라도 '건립 후 지자체 기부채납'이라는 다른 신축 경기장 코스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이 그리는 돔구장 청사진은 '야구장 내 부대시설'이 아니라 '복합쇼핑몰 내 야구장' 개념이기에 세율 정립부터 난제가 될 수 있다. 지자체 기부채납 후 사업권 임대를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되면 부대 사업 규모는 대폭 축소가 불가피하다. 계획대로 쇼핑센터 내에 돔구장이 들어가는 형태가 될 시에도 관련 건축법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와이번스가 그동안 활용했던 문학구장도 걸림돌이다. 문학구장은 2002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메이저리그식 경기장이다. 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구장 시설은 수위급으로 분류된다. 2만3000명의 수용 능력을 자랑한다. 월드컵, 아시안게임을 치를 때마다 인천에 지어진 신축 경기장이 대회 후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신축구장 반대, 문학구장 활용 내지 리모델링' 등의 여론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