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는 지난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팀에 배달했던 '에이스'이자 토종 1선발을 잃었다.
양현종(33)은 지난 30일 미국 마이너리그 계약을 불사하면서도 해외진출을 계속 도전해보겠다며 KIA와의 FA 협상을 종료했다. KBO리그 2년차에 돌입하는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오는 2일 1일부터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될 1군 스프링캠프에서 떨어진 선발진의 무게감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KIA는 11년 만에 일명 "계산이 서는 토종투수"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즉, 외국인 투수가 '원투 펀치' 역할을 해줘야 한다. 1~2선발이 예상되는 애런 브룩스(31)와 다니엘 멩덴(28)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래도 브룩스는 믿음이 간다.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해 개인사정으로 정규시즌을 완주하지 못했지만 이미 출중한 기량을 인정받았다. 23차례 선발등판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가 69.5%(16회)에 달할 정도로 계산이 서는 투수였다. 이닝소화력도 특급이었다. KIA의 또 한 명 외인투수 드류 가뇽보다 등판이 5경기 적음에도 불구하고 가뇽과의 이닝 차이는 8.1이닝밖에 되지 않았다. 평균자책은 KBO리그 3위(2.50), 피안타율 5위(0.238),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리그 2위(1.02)였다.
변수는 멩덴이다. 올해 아시아리그를 처음 접하는 멩덴은 아직 베일에 쌓여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2월 받은 팔꿈치 수술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멩덴은 "몸 상태는 매우 좋다. 어깨와 팔꿈치 모두 최상의 상태다. 팔꿈치 수술을 받았지만, 메이저리그 개막이 늦어지면서 재활 시간은 충분했다. 또 시즌 막판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무증상 확진으로 몸 상태에 이상은 없었다. 구속을 비롯해 모든 부분에서 좋았던 때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또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는 공격적 투구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 그러면서 팀이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투수가 되고 싶다. 슬라이더와 커터를 효과적으로 구사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아직 KBO리그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지만, 구단에서 마련해 준 전력분석 자료를 공부 중"이라고 전했다.
KIA는 브룩스와 멩덴이 제 몫을 해준다는 전제조건 하에 5선발이 제대로 작동해줘야 5강을 바라볼 수 있다. 5선발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지난 두 시즌간 '스윙맨'으로 공을 던졌던 김기훈이 군입대하는 상황에서 젊은 투수가 육성될 전망이다. 후보는 장현식 김현수 차명진 이의리 박건우 김유신이 될 수 있다. 다만 장현식을 비롯해 김현수 차명진은 퓨처스(2군)에서 캠프를 시작하기 때문에 오히려 신인들과 좌완 유망주 김유신이 좀 더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경험 면에선 장현식 김현수 차명진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