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야구계로 번진 '학폭 미투' 논란의 진실은 뭘까.
한화 이글스 소속 A선수로부터 학교 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B씨의 주장이 나온 지 이틀째지만, 여전히 명확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화는 B씨의 주장과 A선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들의 지인, 해당 시기 담당 교사 등과 접촉해 사실 규명에 나선 상태. 이런 가운데 한화가 중간 브리핑 형식의 '조치사항 공지'를 한 뒤 B씨가 자신의 주장이 사실임을 재차 강조하며 극단적 선택까지 암시하는 글을 올리자 논란과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학폭 미투'의 시발점이었던 이재영-다영 자매 사태 때와는 다른 양상. 당시 피해자 증언부터 해당 선수의 가해 사실 시인 및 피해자에 대한 사과 연락, 자필 사과문 게재까지 이틀이 채 걸리지 않았다. 과거의 트라우마를 딛고 진실 규명을 위해 나선 피해자들 간의 연대와 이를 통한 자세한 피해 사실 적시가 결정적이었다.
이와 달리 A선수와 B씨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A선수는 구단 조사에서 B씨에 대해 "모르는 분이다. 다른 초등학교 친구에게도 물어봤는데 모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구단 입장 발표에 따르면 A선수와 B씨 주변인 및 B씨가 증인으로 제안한 이들 대부분이 '해당 사안을 직접 목격한 바나 들은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사태 해결에 나선 한화가 가장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B씨의 증언이 구체적이고 일관적인 상황에서 어떻게든 진실을 규명해야 하지만, 결정적 단서, 증거가 될 만한 일명 '스모킹 건'이 나오지 않고 있다. 공권력이 아닌 사기업이기에 진실 규명 역시 당사자나 제3자의 증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도 맹점. 양측 증언이 엇갈리는 가운데, 제3의 증언이나 증거 없이 B씨의 주장만을 토대로 A선수를 당장 구단 활동에서 배제하거나 징계를 내리는 것은 '무죄 추정 원칙'에도 어긋난다.
한화는 '명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구단이 가능한 선에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태가 실마리를 찾기 위해선 A선수나 B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추가 증언이나 결정적인 증거가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