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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이슈]'배구에 야구까지' 과거 시한폭탄, 두려움에 떠는 구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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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시한 폭탄이 프로야구까지 번졌다. 언제, 어떤 식으로 터질지 모르는 폭로에 구단들도 두려움에 떨고 있다.

과거 폭력 논란은 최근 프로배구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이다영, 이재영(이상 흥국생명) 송명근 심경섭(이상 OK금융그룹) 등이 과거 학교 배구부 내에서 동료들을 상대로 정신적 혹은 신체적으로 괴롭혔다는 폭로가 시작이었다. 해당 구단들은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고, KOVO와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앞으로 학교 폭력에 연루된 선수는 대표팀 지도자, 선수로 뽑지 않겠다, 학교 폭력 가해자인 선수는 프로 지명 대상자에서 제외한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성난 팬심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배구에서도 폭로가 여전히 끊이지 않는 가운데, 프로야구선수도 폭로의 대상자가 됐다. 지난 19일 SNS에는 한화 이글스 소속 투수 A가 초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의 가해자였다는 폭로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작성한 피해자는 현재 한화 소속인 가해 선수의 실명을 거론했고, 상세하게 피해 사실을 나열했다.

그러나 가해 대상자로 지목된 선수가 "잘 모르는 분이다"라고 부인했고, 한화 구단 역시 "자체 조사를 실시했지만 현재까지는 사실 여부를 뒷받침할만 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선을 긋고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앞으로 또 어떤 폭로가 이어질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프로배구에서 줄줄이 과거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이 터질 때부터 타 종목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특히 야구는 엘리트 종목으로서의 역사가 더 길고, 소속 선수 숫자 자체가 많다보니 어떤 식으로든 폭로가 터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또 수십 년 전까지 거슬러가지 않더라도, 불과 수 년 전까지만 해도 운동부 내에서의 폭력은 '쉬쉬' 하며 넘어가는 분위기가 있었다. 이 점이 폭로에 대한 두려움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지도자들이 학생 선수들에게 체벌을 주는 것은 과거에 당연한(?) 행위였고, 선후배 위계질서에 의해서도 크고 작은 폭력이 암암리에 이뤄져 왔었다. 그러다보니 가해자는 상세히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들까지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몰라 폭로를 예방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구단들도 대처법을 고심하고 있다. 핵심은 폭력 문제가 대부분 프로 입단 이전, 아마추어 시절에 이뤄진 일이다보니 사실이라고 해도 징계를 어느정도 수준에서 내려야 할지 상당히 난감하다. 특히 프로배구에서 구단들이 잔여 시즌 출장 정지(OK금융그룹), 무기한 출장 정지(흥국생명) 징계를 각각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해당 선수 퇴출' 압박까지 한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다.

그동안 프로스포츠에서 과거 학교 폭력 사실이 확인됐을 때의 징계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 정해져있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난감하다. 수사 기관이 아닌만큼 어느정도까지 사실 확인을 할 수 있을지 역시 애매한 부분이다.

물론 문제 선수에 대해서 구단이 무조건적인 '제 식구 감싸기'를 하던 시대는 지났다. 여론의 눈치도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끝 없는 폭로 릴레이에 언제 불똥이 떨어질지 몰라 더더욱 구단들은 긴장하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