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한지은(35)이 '도시남녀의 사랑법'에 깊게 공감한 부분을 털어놨다.
한지은은 스크린과 안방을 동시에 사로잡고 있는 기대주다. 2010년 영화 '귀'로 데뷔한 후 10년간 배우로서의 시간을 묵묵히 걸어왔다. 김수현 주연의 영화 '리얼'에서 4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김수현의 그녀'로 낙점된 이력과 함께 tvN '백일의 낭군님'의 애월, JTBC '멜로가 체질'의 한주 역을 거치며 유명 감독들의 '원픽'이 된 바 있는 인물. '멜로가 체질' 종영 이후 지상파 드라마인 MBC '꼰대인턴'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며 안방의 기대주로 떠오르기도 했다.
최근 종영한 카카오TV-넷플릭스 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정현정 정다연 극본, 박신우 연출)에서도 주연을 맡으며 주목받았다. '도시남녀의 사랑법'은 복잡한 도시 속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품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춘들의 리얼 연애담으로, 한지은은 고등학교 체육교사이자 사회화가 덜된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열혈 교사'로 사랑을 할 때는 순서를 신경 쓰지 않고 움직이는 '뜨거운 여자' 오선영을 연기하며 '화끈한 변신'을 이끌어냈다.
한지은은 22일 스포츠조선과 온라인을 통해 만나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도시남녀의 사랑법'은 특히 공감을 많이 불러온 작품. '로맨스가 필요해'와 '로맨스는 별책부록'으로 공감 가는 멜로를 주로 만들어왔던 정현정 작가가 '도시남녀'들의 사랑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내 깊은 공감을 이끌었다. 한지은은 "정현정 작가님의 글을 보면 한 포인트씩 '훅' 들어오는 대사들이 있는데, 처음 재원(지창욱)과 은오(김지원)가 행복해보이던 시절에서 재원이가 은오에게 '이래서 좋고, 저래서 좋고, 이러지 않으면 네가 아니지'라는 뉘앙스의 대사를 하는데, 은오가 그 말을 듣고 떠난 것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게 어떤 사람이든 뭔가 처음에 이 사람에게 '이런 모습 때문에 나를 좋아했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처음 이런 모습이 아닌 다른 나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거나 마음이 떠나면 어쩌지 하는 마음을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현실적으로 맞닿은 부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공감을 했다"고 했다.
이어 "린이(소주연)랑 경준(김민석) 커플은 그렇게 여느 커플보다도 되게 안정적이고 서로 배려하고 단단한 커플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서로의 가치관 하나가 안 맞으니 바로 헤어지지 않나. '그래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그렇게 좋다가도 되게 단단하고 영원할 거 같다가도 큰 가치관이 다르면 언제든 헤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감을 많이 했다"며 "건(류경수)이와 선영이는 서로 좋아하는데도 현실 앞에서 반복되는 것이 힘들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도록 헤어지는 마음. '헤어져도 서로를 응원할 수 있다는 점'이 공감됐다"고 말했다.
'내 얘기 같다', '나라도 그랬겠다'는 부분도 존재했다. 한지은은 "'나라도 그랬을 것'이라고 공감했던 장면이, 건이와 선영이의 마지막 포장마차 신이었다. 그게 저였어도 저는 선영이처럼 했을 거 같다. 그게 건이를 좋아하고, 아직 건이가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고, 건이와 헤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득한데 나와 건이는 만나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이 지배했다. 내 스스로의 방식도 봤고, 내가 조금 더 성숙해져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는데, 제가 이런 일이 있던 적은 없지만, 제가 그 상황이었어도 너무 슬퍼하면서 그런 선택을 내렸을 거 같아서 제 마음의 이야기 같긴 했다"고 했다.
한지은이 연기한 오선영은 솔직하고 과감한 사랑을 하는 인물. 비록 중간 중간 헤어짐의 방식에 있어 공감을 얻지 못하기도 했지만, 한지은의 매력으로 이를 커버했다. 한지은은 오선영과 자신의 싱크로율에 대해 "저는 제가 이렇게 100% 실행을 하는지 안 하는지를 모르겠지만, 저는 조금 더 안정적인 연애를 하고 싶어하는 스타일인 거 같다. 어찌 됐든 일에도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고, 서로 존중할 수 있는 연애도 중요하다. 그래서 재미있지만, 배려가 많은 소소한 감정을 잘 느낄 수 있는 연애를 좋아하는데 선영이는 그러지 못했다. 굉장히 뜨겁고, 옷과 팬티, 양말까지 다 빼앗고 '나 좀 사랑해줘!'라고 외치는 친구라 저와는 다른 거 같다"고 했다.
한지은은 오선영에게 배우고 싶은 점을 묻자 "좀 더 솔직하고 과감한 것을 배우고 싶다"며 "지금도 저는 솔직한 편에 속한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조금 저에게 집중하는 시간에 더 할애를 하고 싶다. 마음도, 몸도, 시간도, 저한테 집중하고 싶어하는 것이 좀 더 커진 느낌이 든다"며 "그러다 보니 자꾸 절제하고 스스로를 숨기고, 그런 부분들이 어쩔 수 없이 좀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부분이 생기는데, 선영이는 생각하는대로 행동해보고 그것이 자신에게 상처로 오든 말든 일단은 해보는 부분들이 부러웠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상형'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다. 각기 다른 세 남자, 재원, 경준, 건이 등장하는 '도시남녀의 사랑법'은 시청자들에게도 난제를 심어줬다. 그는 "현실적인 이상형이 있고 로망 속 이상형이 있다"고 운을 뗀 뒤 "현실 속 이상형은 경준이다. 경준이 캐릭터는 여자친구에게 안정감을 주고 현실적으로 소소한 것에서 잘 챙겨주고 배려해주고 존중해주는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이어 "로망 속 이상형은 재원이다. 어떤 부분에서 보면 재원이도 선영이처럼 사랑에 솔직한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방식이 다르지만, 솔직하게 직진하는 그 모습이 되게 로망 속에서 자리를 잡은 거 같다. 누군가 되게 물불 안 가리고 내가 없어져도 찾으려고 애써주고, 어떻게든 나를 차지하기 위해 다 버리고 멋있게, 뜨겁게 다가와주는 그건 좀 로망 속 이상형이다. 누군가 그러면 뜨겁고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던 강건은 이상형에서는 먼 인물이었던 듯 한지은은 "건이는 매력적인 친구지만, 솔직히 이상형은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왜냐면 선영이의 속을 많이 썩였다. 선영이게 멋있고 매력적인 친구고 '엄마 생각날 때 찾아와'라고 하면서 츤데레 같고 깊게 생각해준다. 겉으로 표현은 못해도 마음 깊이에서 선영이를 생각해준 사람인데, 표현이 중요하지 않나. '여사친보다 네가 더 예뻐'라는 말을 안 해주니 선영이가 속상했던 거다. 현실 남친 같지만, 이상형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올라왔다. 그는 "저도 시즌2를 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선영이와 건이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시즌2가 있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선영이는 건이랑만 만나고 다른 친구들과 대면할 일이 없었는데, 선영이도 조금 더 성숙하고 깊은 모습으로 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하며 기대를 높였다.
한지은은 '도시남녀의 사랑법'을 마친 뒤 tvN 드라마 스테이지 2021 'EP. 안녕 도로시'에서도 변신을 꾀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