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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사고에도 멀쩡한 차'…기능 고도화·전동화에 안전성 향상 집중하는 자동차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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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자동차의 기능이 점차 정교해지는 것을 넘어서 빠른 전동화 속도를 자랑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차량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운전하던 제네시스 GV80 차량이 전복 사고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는 거의 파손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자동차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2015년 자동차 안전 기술 센터(TFS)를 설립, 양산 직전 차량을 대상으로 1만5000건 가량의 시뮬레이션과 150건 이상의 충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EQC와 같은 순수 전기차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벤츠는 대형 전기 배터리를 장착한 프로토타입을 활용, 영하 35도에 이르는 혹한의 환경이나 충돌 환경에서 안전성 테스트 실시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스웨덴 볼보는 20년째 '세이프티 센터 충돌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세이프티 센터 충돌 연구소는 자동차 안전성 개선을 위해 극단적인 교통사고 상황을 재연하는 곳이다. 108m와 154m에 달하는 2개의 테스트 트랙이 마련돼 있는 이 연구소는 0도와 90도 사이에서 각도를 잡을 수 있어 다양한 각도 및 속도에서의 충돌 테스트가 가능하다. 최고시속 120㎞로 움직이는 차 간 충돌 시뮬레이션까지도 가능하다.

외부 공간에서는 차가 빠른 속도로 도랑에 빠지는 것과 같은 전복 충돌 및 도로 이탈 시나리오를 재현해 볼 수 있다. 매일 평균 한 대씩 폐차를 하며 충돌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보는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차선 중앙에 맞춰 보조하는 '파일럿 어시스트 II', 차량·보행자·자전거·대형 동물 감지 및 교차로 추돌 위험 감지 기능은 물론 조향 지원까지 갖춘 긴급제동 시스템 '시티세이프티', 도로 이탈 완화,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등의 최신 능동형 안전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자사 각 모델에 제공하고 있다.

볼보의 안전성은 지난해 7월 박지윤·최동석 아나운서 부부가 탑승한 XC90과 역주행하는 트럭 간 충돌 사고로 재조명되기도 했다. 당시 차량은 큰 파손을 입었지만, 이들 부부와 가족 등 탑승자들은 중상을 면했기 때문이다.

아우디는 지난해 연말 플래그십 대형 세단 '더 뉴 A8 L 60 TFSI 콰트로'를 선보이면서 승차감과 안전성을 한층 향상했다. 아우디 스페이스 프레임을 활용한 경량 구조 기술을 통해 차체 중량은 줄이고 우수한 강도 및 강성으로 뛰어난 주행 안전성을 이룩한 것. 노면의 선제적 식별로 서스펜션을 능동적으로 조절해주는 '액티브 서스펜션'과 같은 최첨단 안전 사양도 적용됐다.

이외에 BMW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출시되는 BMW 차량에 자동긴급제동장치인 '아이브레이크'를 기본 탑재해 안정성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 출시된 뉴 4시리즈의 경우,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를 기본 적용했다. 이 기능에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등 다양한 주행 보조 장치가 포함돼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한편 현대차는 23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아이오닉 5'를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에서 차량 전반부에 충돌 하중 분산 구조를 적용, 차량 충돌시 승객실 변형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안전을 위해 차량 하단 배터리 보호 구간에는 알류미늄 보강재를 적용했으며 냉각수가 배터리에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냉각 블록도 분리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신년 메시지에서 "우리의 모든 활동은 고객 존중의 첫걸음인 '품질'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가 그동안 여러 차례 품질 이슈를 겪으며 내부적으로 안전성 향상에 큰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